우리라는 건
나에게 정말 소중했던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과의 인연은 이미 마무리가 되었지만 내가 상상했던 방식의 안녕은 아니었어요. 그 사람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방적으로 끝을 이야기했고 나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더라고요.
내가 많이 좋아하니까 을이 되길 자처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많았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오랫동안 나를 좋아해 줄 동안에도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던 적 있으니까, 내가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었던 그때는 내가 을이어도 좋았어요.
그런데 헤어질 때는 진짜로 내가 을이었나 봐요. 그랬으면 안 됐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나를 놓을 결심을 했다는 건 내가 큰 부담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을 것 같아서, 나 좋자고 더 붙잡을 수도 없었어요.
아마 그 사람과도 멀어질 수 있다는 걸 상상한 적 없어서 더 아팠던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도 그 사람을 다시 마주할 일은 없겠지만, 그 사실을 알고도 오로지 당신을 위해 아픔을 견디며 영원한 헤어짐을 받아들였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아플 줄 알았으면 내 진심 한번 전해볼 걸 그랬어요.
나는 너를 잃어도 너를 많이 떠올리며 살아갈 것 같다고, 시간이 오래 지나도 내 마음 한켠에는 네가 있을 거라고 말했더라면, 떠나는 그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것밖에 되지 못했을까요?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으면 좋겠어요. 아무렇지 않게 회상할 수 있는 과거의 기억 한 조각 같은 걸로 말고, 가장 행복할 때 우연히 그려져서 그때마다 당신 마음이 저릿해지게 만드는 얄미운 존재로 나를 기억하면 좋겠어요.
그 사람도 나만큼 힘들었으면 해요.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겨주고 떠난 사람의 행복을 빌어줄 만큼 내 그릇은 크지 않아요.
돌이켜 보면 당신이 나의 전부라는 게 당신에게 전해진 순간에 당신이 떠난 것 같아요. 그게 나를 더 울게 했어요.
일상을 살다가 갑자기 당신이 스쳤어요. 끝없는 그리움을 조용히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문득 느꼈고 또 마음이 괜히 울렁여서 당신이 읽지 못할 글 하나를 더 써요.
영원한 건 없다고들 얘기하잖아요, 하지만 나는 영원이 있다고 믿었던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더 이상 영원을 믿지 않을게요.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걸 알게 해 준 당신이 미워요.
영원한 헤어짐이 없다는 것도 당신이 알려주길 기다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