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보통 천국은 하늘 위에 있는 걸로 묘사하고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잖아?
근데 내가 위에서 비행기를 탄 동안 쭉 보니까, 구름은 하얗고 폭신폭신해 보이긴 한데, 실은 그냥 수증기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우리가 저기로 뛰어내리면 그냥 바닥으로 추락할 뿐이잖아? 구름은 물체를 다 바닥으로 떨어뜨리니까, 그 위에 올라가려 한다면 사실상 낙사로 향하는 가장 빠른 방법일 뿐이고. 내가 유령이라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도…
구름 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는 있어도 하늘 위엔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미친 듯이 하얗고 파람의 연속이고, 그게 변하진 않는데 왜 다들 이런 곳을 천국이라 생각할까? 이 위엔 사실 아무것도 없는데. 불규칙적인 구름들의 무늬와, 그냥 파래 보이기만 한 하늘과, 눈이 부시게 빛나는 햇님. 딱 이 세 가지밖에 없는데 말이야.
아래에서 올려다볼 땐 분명 여기 올라오면 다 좋을 거라고 생각들 하는데, 사실 하늘이 지옥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야말로 어쩌면 진짜 천국인 거 아닐까.
우리가 땅에서, 지구에서 살고 있는 동안은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걸 느낄 수 있고, 다른 생명체와의 교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또 우린 순간순간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 같다’며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마음에 되새기고, 내가 고향에 없는 동안 사랑해 마지않는 내 작은 뚱땡이 강아지가 쥐약을 먹고, 내가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진짜로 세상을 떠버린 미친 슬픈 사건을 겪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에 생기는 변화를 체감하고,
살아가는 즐거움, 슬픔, 괴로움, 조금은 더 복잡한 다른 감정들까지.
그런 것들을.
아니, 전부를.
하늘에 올라오면 우린 여전히 그것들을 누리고 살 수 있을까?
그냥 파란 하늘을 보니 이런 게 떠올랐어.
죽은 것들은 다 하늘 위로 올라간다던데, 우리 강아지가 여기 없는 게 유감. 별이 있는 곳까지, 아님 학자들조차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까지 더 높이 올라가야 걔를 또 볼 수 있는 걸까.
언젠가 우주에 가게 된다면 픽시가 보일까.
우주에 간다면 또 이런 게 떠오를지도 모르지.
근데 우주를 천국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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