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12월 23일, 14시 42분
방금 나온 라떼가 채 식어가기도 전에
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전화벨이 울렸다
성탄절의 거룩한 밤
함박눈은 고요하게 온 땅을 껴안고
내 앞에는 죽음 앞에 초연한 한 소년이 서있다
평생 교회만을 섬겨온 당신이
25년 12월 23일, 14시 42분
방금 나온 라떼가 채 식어가기도 전에
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전화벨이 울렸다
성탄절의 거룩한 밤
함박눈은 고요하게 온 땅을 껴안고
내 앞에는 죽음 앞에 초연한 한 소년이 서있다
평생 교회만을 섬겨온 당신이
할아버지 무슨 말을 더 얹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벌써 여름인데요 그곳은 아직 추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일 때요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을 본 그 시기에 제가 당신께 꼭 서울대에 가겠다고 말 했던 거, 아직 기억하시나요? 저는 그때 당신 눈이 순간 글썽였던 것을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있잖아요 할아버지 비록 한 달짜리 교류학기였지만요 지난겨울 저는 그 서울대에서 수업을 듣고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또 다른 꿈을 향해 가고 있어요 저는 제 삶을 어떻게든 지키면서 조금씩 더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보고 싶어요 많이 그리고 사랑합니다
글이 잘려 댓글에 이어 썼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교회만을 섬겨온 당신이 하필이면 오늘 우리 곁을 떠나간 일에는 분명 어떠한 비밀이 감추어져 있으리라 황급히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이곳은 생과 사가 보란 듯이 빗발치는 콜로세움 순결한 꽃들과 칠흑빛 옷들의 향연 희뿌연 천장은 아득하게 높기만 하고 눈치 없는 저 하늘은 여전히 함박눈을 나리는 이토록 어둔 밤의 처절함은 남겨진 이들의 몫 아 눈발이 무참히도 나린다 눈발이 무한히도 나린다 그렇담 우리도 무참하고 무한하게 찢어질 듯 통곡하며 부르짖는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언덕길을 올라간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언덕길을 올라간다 그 설움의 한복판에서도 나는 어찌하여 슬퍼하지 못했는가 당신께 전하지 못한 말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이름을 지으신 이여 내 귀에 당신의 마지막 호흡이 울렸나이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겠지 이제는 이 밤의 처절한 슬픔을 등에 이고 꾸역꾸역 살아가야 할 것이다 분명히 그래야만 할 것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 서서 그 의미의 한량없는 무거움을 측량하고 측량하며 계속해서 측량하는 일 그것 외에는 이 삶을 누릴 방법이 없구나 나의 십자가에 당신의 이름을 적은 뒤에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나의 이름을 사랑하는 당신의 곁으로 나의 기원 사랑하는 당신을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