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무해가 넘는 동안 비가 오는걸 정말 싫어했어. 너도 잘 알다시피
바지 끝단이 비에 젖는게 너무 싫었거든
매년 여름 장마철이 오면 집에 꼭꼭 숨어서
집밖을 나갈 생각을 안했거든.
그런데 바빠서 자주 못보는 우리에게
비오는 날은 암묵적으로 데이트 하는 날이었어.
너가 밖에서 일을 하는 애라서, 비가 오면 일을 쉬고 늘 날 만나러 집앞까지 데리러 왔거든
그게 하루 이틀이되고, 장마가 시작되니까
거짓말처럼 비가 오는게 좋아졌어.
니가 뭐라고, 너를 만나는게 뭐라고.
특별한걸 하지 않아도
나란히 차안에서 빗소리를 들으면서
수다를 떨고, 손을 잡고, 꼭 껴안았었는데..
비는 오는데 이제 너가 안와
비만 와
비가 오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