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제가 초등학생 같아요 가끔 성숙할 때나 중학생 정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제가 스무 살을 앞둔 나이가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얼마 전 영화 '소울'을 봤는데요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어린 물고기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헤엄쳐 가 말했어. '바다라는 곳을 찾고 있어요.' 그러자 나이 든 물고기가 말했지. ' 여기가 바다야.' 어린 물고기는 믿지 않았어. '아니, 이건 그냥 물이잖아요! 내가 원하는 건 바다라니까요?'"
보자마자 저는 제가 어린 물고기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제게 바다는 대학 진학 후 달라질 거라 굳게 믿는 제 삶이겠지요?
대학에 가는 걸로 삶이 극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의 인생은 제 기대와는 달리 너무 보잘것없어서, 어서 벗어나고 싶어서,
자꾸만 미래만 바라보게 돼요
영화를 보고 나서 현재의 내 인생을 좀 더 사랑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막상 시험 점수만 받았는데도 그런 생각이 금세 사라지더라고요
어른들은 지금 제가 겪는 고난, 시련들은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던데
내 눈앞에 놓인 현실이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제겐 지금 전부잖아요
그게 너무 벅차고 힘들어요
저는 아직 꿈을 이루지도 못했으면서
꿈을 이루고 난 후를 걱정하는 겁쟁이예요
만약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다르면 어떡하지?
나는 지금의 내 인생이 너무 싫어서 미래를 꿈꾸는 건데
꿈을 이루고 난 후에도 내 인생은 딱히 달라진 게 없으면 어떡하지?
남들은 지금이 다 청춘이라던데
이런 게 청춘이면 전 다들 청춘을 왜 그렇게 좋아하고 소비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요
다른 사람들이 본인의 세계를 넓게 펼칠 때 왜 나의 세계는 이리도 작고 보잘것없는 건지,
그게 제가 그냥 보잘것없는 사람이기 때문인 걸까 봐 무서워요
열아홉이라는 숫자는 불완전한 숫자 같아요
열아홉인 지금의 나는 어느 때보다 불완전하고 불안하며 위태로워요
사소한 것들에 친구들과 웃기도 하고 행복해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사소한 것들에 울고 걱정하며 두려워해요
감정의 곡선은 어느 때보다 바삐 움직이는데
성장 곡선은 어느 때보다 천천히 움직여요
스무 살이 되면 이런 고민들이 다 해결되는 건가요?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렇게 믿고 싶어요
지금의 제겐 그 어느 숫자보다 열아홉이 불완전한 숫자처럼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