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안녕 잘 지내고 있어?
마지막 날 이후로 벌써 한 달이 다 지나갔네.
지난 한 달 동안 나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오빠를 떠올렸어.
오빠랑 했던 대화와 시간, 함께 있으면서 내가 했던 생각, 감정 같은 거? 그러면서 혼자 생각 정리도 많이 됐어.
그런데 여전히 오빠가 그립더라.
나는 아직도 오빠를 처음 봤을 때 장면이 잊히질 않아. 햇살이 어느정도 들어왔고, 오빠의 표정이 어땠고, 무슨 옷을 입었고 어떤 향기가 났는지 생생하게 기억나.
오빠가 오빠를 왜 좋아하냐고 물어봤던 것 같은데, 사실 나도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어. 그래서 그냥 느낌과 온도가 좋았다고 답했던거 같아.
그 답이 틀린 건 아니야.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내가 생각해봐도 그건 명확한 답이 아니었어.
그런데 오빠가 없는 한 달 동안 계속 생각하다보니 알겠더라.
나는 이미 사랑에 빠졌던거야. 오빠를 처음 봤던 그 순간에. 이유는 없어. 그래서 설명을 못했던거야. 정말 내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던 결의 사람이어서 쉽게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그런데 확실해. 나는 그날 오빠를 사랑하기로 이미 결정했었던 거야. 그런데 바보같이 그걸 알아채지 못했어. 그래서 아쉬운 마음이 드네.
이미 사랑하고 있으면서 ‘좋아하지만,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어. 너무 웃긴 것 같아. 사실은 나도 사랑받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걸 아니까 도망치고 싶었던거야. 이제야 내 마음과 행동들이 이해가 돼. 그땐 너무 혼란스러웠는데..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 이 사랑이 언제쯤이면 정리가 될까?
오빠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보낼 수 없는 편지를 쓰고 있어.
그냥 내가 사랑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게 신기해서 오빠에게도 말해주고 싶었어.
오빠는 내 두번째 첫사랑이야. 말이 웃기지? 두번째 첫사랑이라니. 그런데 이 단어 말고는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잘 지냈으면 좋겠어. 아니, 한 번 쯤은 머릿 속에 떠올랐으면 해. 아니다. 그냥 나를 찾아줬으면 해. 내가 사랑하는 오빠가 나를 사랑했으면 해.
이런 내 마음이 너무 부담스럽고 어쩌면 두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내 진심인 것 같아.
오빠를 잊는게 쉬울줄 알았는데 한 동안은 어려울 것 같아. 그냥 그렇다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