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마냥 허기지기만 했으니 이상한 습관 하나가 생겼다. 그저 없는 게 죄가 되지 않을 텐데 뭐가 그리 싫던지... 울어야 될 때 웃고, 웃어야 될 때 우는 사람이 되었다. 그땐 그것이 나를 지켜내는 것이라 믿었고 전부였다. 누가 나무랄 데가 없었음에도 작은 구멍이 온 세상에 비춰지는 게 끔찍했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가난은 돈이 아니었다.
헤픈 정체성과 사랑이 남들의 입방아에 소비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 물론 여유가 없던 탓이겠지만. 뭐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이 흔한 말조차 외람된 모습으로 각색될 것 같았는지 어떤 누구도 나를 알 수 없게끔 숨기 바빴다.
여전히 나를 아는 것이 가장 무섭고.
그렇게, '응(yes) 아니(no) 정도마저 고를 수가 없어서, 가만히 뒤에 서성이던 그늘이 되길 택하였다.
그래서인지 모두에게 미안해질 때가 많았고, 그동안의 넋두리를 하나씩 늘어놓을 수록 당신들과 아이러니하게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나에겐 아직 코 묻은 어린아이의 동심 뿐이라.
혼자일 때 가장 고요했을 테니까.
모두가 마주한 나의 세상은 꽤 단순할지도 모르겠다만, 내가 당신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과 당신의 인생을 기뻐하며 사랑하는 게 가장 풍요로운 삶이 되겠지. 그러니 누구나 부디 무탈하기만을 바란다.
흩어져 사라지지 않는한,
나는 늘 그 자리 그곳에 있을 것이다.
하늘처럼, 바람처럼,
멈춰있던 공백의 시간처럼.
사랑한다, 모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