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싸움으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으로 적기에는 애매하다
그냥 매번 나의 잘못으로, 내가 좀 더 깊게 생각하고 더 빨리 얘기하고 더 빨리 결정하지 못해서 여자친구를 답답하게 만들고 내가 손해를 봐서 답답하다고 싸운다
결국 다 내 잘못이다
더 노력하고 더 애쓰고 더 발전하고 더 생각해서 더 잘해줘야하는데
매번 어리석고 멍청하게 같은 실수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자기혐오로 이어지는 이 사고의 흐름도 정말 쓸데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자친구가 매번 해결책도 제시해주고 피드백해주고 조언해주는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더 나아지지 않는, 바보멍청이같은 나의 모습을 견딜수가 없다.
노력한다고 노력하는데 정작 뭘 노력하고 있는지 말할 수도 없다는 건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뜻이고
노력하고 있는데 더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건 ‘너가 내 노력을 못 알아주고 있어서 서운하다’는 뜻과 같다는 걸 꼭 입 밖으로 내뱉고 나서야 깨닫는 내가 너무 밉다. 그리고 그런 말을 계속 반복해서 문제를 만들고,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려하지않고, 싸우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때마다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난다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바보같고, 상대를 진정으로 위하는 방법을 모르고, 남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 스스로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컸을까.
어린 시절의 내가 생각한 어른의 모습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나는 아직도 단편적인 생각만 하며 나 밖에 모르는, 사회성 부족한 어린아이 같다. 그리고 나 스스로 나의 그런 모습을 자각할때마다 나를 향해 느껴지는 강한 혐오감과 부끄러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스스로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못하는 것마저 덜 자란 모습처럼 느껴진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냥 나의 모든 인생이 처음부터 어그러진 것 같다고 생각하는 동안, 싸움으로 인한 상황은 해결되지 않기에 당연히 여자친구는 더 화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그냥 나는 내가 정말 너무 밉다
매번 같은 이유로 싸우고 매번 같은 변명을 하고 매번 같은 미래의 해결방법을 말하고 매번 용서를 구하고 사과한다. 발전이 없다…
그래서 정말 매번 울고싶다
언제쯤 나는 남의 입장을 고려하고, 나만 생각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에너지 분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될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었는데.. 그냥 더 큰 거대한 눈덩이와 재난, 책임으로 돌아오는 거였는데. 회피하며 지내느라 제때 성장하지 못한데에 대한 책임이 정말 무서울만큼 커져서 되돌아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언제쯤 성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