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제는 그 사람이 동거를 하자고 한다.
비록 내가 어린 나이에 만났지만 연애초반에는 처음으로 결혼이란 걸 해보고 싶다, 이 사람이라면 결혼을 해봐도 좋겠다, 이 사람이다. 싶었다. 정말 좋았다.
날 위해 그 어떤 것이든 해줄 것만 같다.
장거리 연애를 하다가 날 위해 내가 사는 집 근처로 이사를 와줬다. 정말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하고,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는 하루하루였다. 같이하는 일상이, 그 아무것도 아닌 날이 아무것도 아닌 웃음으로 대화로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시간으로 흘러가서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더욱더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줬다.
처음에는 싸움이란 있었던가. 정말 하나부터 다 잘 맞았는데 그래도 시간이 흘렀는지 가끔씩 싸우긴 싸운다. 어쩌면 크게 어쩌면 작게.
그러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동거는 아니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현저히 많아졌고 이젠 서로가 서로를 익숙해해 서로가 서로 같을 때도 있다.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같이 살아야할까.
난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말이야 어쩔 땐 내가 집에 가면 각자 시간도 보내고 내일 또 만나면 되고.. 어차피 우리는 또 볼건데 굳이 동거를 하고 결혼을 해야할까..
결혼을 한다면 이 사람과 하고 싶지만 동거는 왜 하고 결혼은 왜 하는 것일까. 지금도 안정적이고 난 지금도 너무 편안하고 편안한데..
같이 있던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만큼이나 편안해버려진걸까
그 흔한 권태기인가? 가끔은 이 사람이 답답하고 바보같고 짜증날 때도 있다. 그토록 배울 점 많고 어른스럽고 아이같고 뭐 하나 아쉬울 게 없는 당당한 사람인데도 말이다.
나는 동거를 하고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