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고
지난 세월을 떠올리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기억나는 시간 속의 나는 항상 죽고 싶어했는데
왜 아직도 살아있나
겨우 내가 되려고 살기를 택했나
내 자신이 살아있는 시체 같다
이미 죽은 것 같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재미가 없고
아무와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뭐라도 해야할 것 같고
남들처럼 살아야 할 것 같고
똑같이 연애를 해야할 것 같다
연애는 무슨
나는 나 자신도 견디기 버거운데
남이 나를 어떻게 견뎌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마음을 먹었을까
사실 나는 살아낸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대단하다
자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자는 동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아서 좋다
자꾸 깨고 싶지 않다
영원히 잠을 자고 싶다
가족들도 언젠가 나를 보고
쟤는 잠을 자는구나 하고
그냥 그렇게만 생각하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