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 로그인 ]
블라블라
← 게시판으로

[일기]여름의 밤은 어김없이 지각해

글쓴이 2026.07.17 17:35 · 수정됨조회 161#0576
그녀가 나에게 선물해준 면도 크림을 사용한 날이면 늘 입가 주변에 피가 났다. 내 면도 스킬이 부족한 탓인가 싶어서 면도에 관한 팁을 주는 영상들도 찾아보고 연습도 해봤지만 다른 면도 크림을 쓴 날에는 상처 없이 깔끔하게 면도가 되는 확률이 컸다.

우리 엄마 마음 속에 비워져 있는 사랑의 자리는 내가 채워줄 수 없다. 이미 바닥난 지 오래된 공간이다. 공허한 순간이 오면 술과 음식으로 채워넣으려 하는 것 같지만 디저트 배 따로있듯이 사랑을 채울 공간 따로 있기에 늘 비어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그 공간을 볼 수 있는 힘은 있지만 채우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기 때문에 오는 고통을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조금이나마 알까. 안다면 고개를 끄덕여줘.

여름이 다가오면 내 주위 사람들은 끈적이고 축축한 몸을 불평하며 여름이 싫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 옆에 있으면 나의 반항심은 어김없이 불타올라 '난 여름이 너무 좋은데?'라며 맞받아친다. 그렇게 내뱉고 혼자 여름이 좋은 이유를 생각해본다. 여름이 좋아야만 하는 이유를 끄집어낸다.

​제목 출처: Summer Madness - 빈지노
받은 응원003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기려면 [ 로그인 ]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