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하지마까
댓글
@미사 또한 예술의 깊이를 넓히고 싶으시면 정말 자신이 잘하는 분야 하나를 정하고 깊에 파고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영화가 자신없으면 내가 예전부터 즐겨들었던 아티스트를 아주 진득히 좋아해본다든가 아니면 콘서트나 전시회를 가서 사람들과 동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든가 등등… 사실 창작자가 가장 잘하는 게 자기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전 그걸 못했어요 제 이야기 쓰기 싫었고 허구의 이야기만 주구장창 쓰다 보니까 많이 혼났던 기억도 있네요 사실 자신이 없던 거였죠 언뜻 본 영화의 주제가 참 멋져보이는데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 때문에 2년간 글쓰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현실 경험을 하게 되니까 그 이후로는 제 이야기를 저절로 할 수 있게 되는 자신감과 비로소 그 주제의 무게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연출을 맡았었고 지금은 다음 스텝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자기 자신을 들키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드는 건 아마 자신의 것이 없지 않아서일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미사 맞아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영화 외 사람들을 처음 만나게 되었고, 제가 얼마나 좁은지, 제 경험이 얼마나 없는지 알게 되었어요. 생계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독립영화를 하겠다며 남아있는 사람들을 보며, 그리고 이제 막 마주한 새로운 사람들을 보며 내가 영화와 현실 사이에서 어떤 경로를 타야하는지 고민도 했었어요. 한 쪽의 사람들은 너 정도면 연출은 못 한다 하고, 한 쪽의 사람들은 너 같은 사람이 연출을 해야한다 하고. 그런데 저도 모르게 영화에 매진하던... 그니까 오래 봐오던 사람들의 말을 따라 저를 응원? 해주는 새로운 사람들을 믿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걸 깊게 생각하다보니 내가 그들 앞에서 꺼드럭댔나, 분명 날 알던 사람들은 나보고 아는 게 많이 없다 그랬는데 이 사람들은 왜 날 응원해주지 하며 자기검열을 하는 수준까지 왔었나봐요. 하지만 미사 님의 이야기 덕분에 제가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지 도움이 되었어요. 분명 또 흔들릴테지만 그래도 지금은 꿈을 오래 유지하는 법에 대한 힌트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진심으로 정말 감사합니다.
영화만 7년 공부하고 그쪽 일 했다가 지금 잠시 딴 예술분야로 길 틀어서 살고 있는 사람이에요. 글쓴분이 말씀하시는 영화하다 나이 든 사람에 해당되지만... 대학에서 영화 공부하면서 비슷한 고민한 게 생각나서 댓글 달아보고 싶었어요. 누구에게나 예술은 동경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동경이 어떻게 보면 환상 가지는거랑 다름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동경할 때 왜... 동경하는지는 잘 모르잖아요 ㅋㅋㅋ 이유를 안다 쳐도 그게 저희 생각과 식견에서 저희가 만들어낸 이유라 객관적으로 합당한 이유는 아닐테고요. 나쁘게 말하면 신기루를 기반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예술인이라는 자아인데... 신기루가 아무리 믿음직스러워봐야 조금 파고들면 끝이잖아요? 그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다시 해야하는 시기에 계신 것 같아보이는데 그건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해야할 진중한 고민이에요. 그 과정에서 밑천..... 이 드러난다 느끼신다면 그건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무언가를 쫓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겪어야 하는 과정이기에 난 왜 이거 밖에 안되지 하면서 너무 본인을 괴롭힐 필요는 없어요. 경험과 취향은 수년에 걸쳐 쌓이고, 그게 갖춰져야 내가 표현을 해야하만 하는 그런 철학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셔요. 마지막으로 타인을 내 기준에 맞춰 재단하는 행동은 오히려 내 확고한 기준이 없다는 증거일 수도 있어요. 뭐 나도 없으니 너도 없어라하면서 끌어내리는 물귀신 느낌이다~ 라고 말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아 나도 아직 내가 누군질 몰라서 남한테서 그걸 찾으려고 하는 거일수도 있겠구나, 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시면 정신건강에도 예술철학에도 이로울 것 같아요. 말이 길어졌는데 무얼 어떻게 채우기 위해 공부하면서 나를 바꾸려고 하기보단 현재 내가 있는 감정적, 철학적, 마음적인 위치와 상태를 인지하는 연습부터 한다! 라고 생각해보시면 부담이 덜하실 수도 있을까 싶어요.
안녕하세요 저도 영화과입니다 물론 유명한 대학은 아니고 실기 말아먹고 성적도 안 챙겨서 걍 면접 보고 들어온 대학 막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솔직히 말해 영화 여러 번 찍거나 영화판에 막 입문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나 음악 등등 예술 계열에 특히 꺼드럭대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있어보이는 작품을 자신이 다 향유하고 있고 좋아하는 작품과 취향이 곧 자신을 설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애석하게도 현실과 동떨어져서 낭만을 추구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어요 제가 봤을 때 글쓴이님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아닐까 싶어요 격식을 차리게 되는 것과 교만해지는 것은 별개라고 봅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격식을 차리게 되는 건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만해지는 것… 참 애매하네요 제가 다니는 학교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많은데요 영화를 좋아하는데 성적 안 돼서 들어온 사람들과 영화의 영자도 모르는데 그냥 영상 만들거나 기술 배우고 싶어서 들어온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는 물론 전자였구요 그럴수록 후자의 사람들과 저를 비교하며 제가 더 우월하다고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나 사회생활은 전반적으로 후자의 사람들이 더 잘했구요 그러다 보니까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또한 후자의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냈던 적도 있어요 제가 멍청하다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도 결국엔 다른 분야에서는 저보다 더 똑똑했었어요 딱딱했던 저보다 더 지혜로웠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더라고요 함부로 판단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 안 궁금해하시겠지만 제 얘기를 좀 해보자면 저는 돈이 부족해서 고삼 때부터 지금까지 쭉 알바를 쉬지 않고 해왔는데요 타지역 가서 시즌알바도 해보고 식당 카페 그외 알바를 다 해보니까 그곳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오만했던 제가 점점 작아지게 된 것 같아요 이런 걸 여러 번 겪으면서 느낀 건 예술할수록 현실이란 땅에 정말 발 붙이고 살아야 하구나를 느껴요 예술만 하면 자기연민과 오만과 교만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사바사겠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을 이해해야 영화를 볼 때 그 캐릭터의 삶의 깊이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세상 경험 현실 경험을 좀 더 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길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더 많은 경험 쌓길 바라요!!! 아직 스무 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