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4살, 중학교를 나왔습니다.
18살,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다지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교 중에서는 제일 좋다는 수도권 대학의 공대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그다지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냥, 어쩌다 보니 제가 갑자기 대학교에 있습니다.
17살까지는 자퇴생으로서, 그리고 또 한 명의 수험생으로서 해명할 것이 참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친구들이 새로운 사람을 소개해 주면, 저는 항상 저를 포장하기에 바빴습니다.
‘아, 나는 학교 안 다니고 대학 입시 준비하고 있어.’
···
대학에 입학하면 이 모든 포장은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그 바람대로 포장은 사라졌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두세 살 많은 형, 누나들과 같이 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함께하던 친구들과도 여전히 같이 놀았고,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을 때면, 예전처럼 제가 저를 설명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이 먼저 “얘 18살인데 대학교 다닌다.”라며 저를 소개해 주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한 공허함이 남아 있었습니다.
대학교 안에서는 성인들과 어울리며 성인인 척 살아가고,
원래 살던 동네로 돌아가면 고등학생 친구들과 어울리며 다시 고등학생으로 살아갑니다.
그 두 모습 사이를 오갈 때마다, 저는 제 자신을 두 명으로 쪼개어 살아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두 명 모두 결국 17살까지의 제 모습을 닮아 있었습니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여전히,
저를 알아가는 중인 것 같습니다.
저는 어쩌면,
대학생도 고등학생도 아닌,
여전히 제 자신을 만들어가는 사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 거야
— 한로로, 「사랑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