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너무 힘들어 이사도 다니고 전학도 다녀 보았지만 난 매번 반지하에서 보이던 그 바닥이 보이는 창문을 아직까지 기억한다
어떤 곳은 우리가족이 이불을 깔고 잠에 들려 하면 발이 현관에 닿아 항상 발이 시렸고
어떤 곳은 벌레가 유독 자주 나와서 벌레 잡기 요령까지 생겨버렸다
많은 집과 헤어졌다
단 한번도 내 집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방을 훔쳐 쓰는 것 같았다
엄마와 아빠는 항상 돈 문제로 서로를 갉아 먹었고
그 덕분에 언니와 내가 이리 돈독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이라는 말이 맞을까?
난 여름 밤을 떠올리면
그 시절 반지하에서 빛을 보려 안간힘을 쓰던 때가 생각난다 비가 새면 양동이로 물을 받고 내가 안입는 옷을 걸레로 쓴 다음 축축해지고 질척해진 옷을 햇빛에 바싹 말렸다
햇볕에 바싹 말려지고 싶다
나는 매일 조금씩 우울에 축 져져서
몸을 가누지 못 할 정도로 두려움에 젖어 있는다
내일이 두렵고
오늘의 남은 시간이 두렵고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막막하다
그치만 우리 모두 이럴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서로를 미워하고 애정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정말 달랐다면 하늘이 그런 인연을 맺어주지 않았겠지
그래서 내가 그리 많은 사람들을 사랑했는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