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숙소 뒤편의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간판 불빛 몇 개가 젖은 아스팔트 위로 길게 번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작은 선술집 한 군데가 시선에 들어와서, 그곳으로 발걸음을 향했습니다. 딱히 유명한 맛집도 아니었으며, 일부러 찾아갈 이유가 있는 가게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이름은 잘 모릅니다. 그저 문틈 사이로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왔고, 그 온기에 이끌리어 문을 열었을 뿐입니다.
우산을 접어 입구 한쪽에 가지런하게 잘 세워 두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가게 안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몇몇 손님이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철판 위에서는 반죽이 익어 가는 자글자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오코노미야키를 한 접시 주문했습니다. 뜨거운 철판 위에서 반죽이 익어 가는 냄새를 맡으며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밖으로 나오니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으나, 빗줄기는 아까보다 한결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우산을 다시 펼쳐 들고 숙소까지 남은 길을 걸었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젖은 운동화를 벗어 가지런히 정돈해 두고, 테이블에 앉아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빗소리를 한동안 조용히 들었습니다.
여행날의 저녁은 언제나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 그날 걸었던 길을 마음속으로 한 번 더 복기했는데, 우산 끝에 맺혀 있던 빗방울이나 골목 모퉁이에서 스쳐 지나간 풍경 같은 것들이 뒤늦게 마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하루는 이미 지나갔는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못내 아쉬워 계속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곱씹은 모양입니다. 별다른 사건이 일어난 날은 아니었습니다. 비가 내렸고, 오래 걸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식당에서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를 한 접시 먹었을 뿐입니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문득 지난 6월의 교토를 떠올리곤 합니다. 운동화 앞코는 조금 젖었고, 바짓단도 축축했습니다. 그럼에도 참 좋았습니다.
비 소식이 자주 찾아오는 여름의 한복판입니다. 당신이 거하고 계신 곳에 안온함이 깃들기를 마음 담아 빌어봅니다. 지나가는 비에 마음 흔들리지 마시고, 부디 어디서든 잘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