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나는 인생의 절반 정도를 내 고국이 아닌 곳에서 보낸 사람이 되었다. 부모님도, 조부모님도 일년에 한번 밖에 보지 못하는 삶. 친할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는 삶.
어쩌면 많은 유학생과는 다르게 우리 집안은 유복하지 않다. 수많은 우연과 공립교육 덕분에 어찌 대학까지는 끝마쳤지만, 나는 우리 부모님을 책임져야하는 위치에 있다.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그런 방향으로 보았을때는, 미국의 삶과 직업을 포기한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
다만, 고국을 그리워하는것은 어쩔수 없다. 샌프란시스코의 더러운 버스안에 앉아있을때, 길을 걸을때, 언뜻 지나치는 순간들을 보면 그 위로 한국이 덧씌워진다.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걸었던 거리가 덧씌워진다. 더이상 내가 좋아하던 단어들이나 사자성어들이 기억나지 않을때, 한국어로 대화하는것보다 영어로 하는것이 더 편할때,.. 한국은 나에게서 멀어진다.
우리나라 사람이기엔 너무 이방인이고 미국인이기에도 이방인이다. 뿌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