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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대나무숲

글쓴이 2026.07.30 00:48 · 수정됨조회 73#0700

여름날에
나는 누군가의 환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충동으로 사랑해서
관성으로 오래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금요일 밤에만 볼 수 있는
그의 옆모습과
항상 손등을 덮는 소매,

그런 것들에 빠져선

열아홉인 내게
스물인 그의 눈빛은
괜히 많은 이야기를 품은 것만 같고

매주 달라지는 감각 있는 옷과
웃음의 역치가 낮은 듯

별것 아닌 농에도
예쁘게 웃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흥미로워

다가가진 않을 거야 

걱정은 하지 마

나는 수험생이고 너는 재수생이니까

어느 날엔 그 미소를 떠올리다
심장이 너무 뛰어
공부를 단 일 분도 하지 못했고...

그 수업이 끝나지 않았으면 해서,
수능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말 한마디 나눠 본 적 없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결국 내 환상이 빚어낸 허상임을 알면서도

오늘도 꿈에 그가 나올 것 같아 두려워

만일 그가 문학에 조예가 깊어
이 글을 읽어버리면 어쩌지?

생각만 해도 부끄럽지만
또 한 켠엔 그냥 들켜버리고싶어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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