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글을 쓰지 않게 되었다.
글도, 가사도, 하다못해 인스타그램 캐러셀의 캡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어진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지만
최근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았던 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빼앗겼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나처럼 감정에 무디고 생각이 느린 사람은 시간을 갖고 속마음을 들여다봐 줘야 하는데,
삶에 치일 땐 여유가 없어서 미루고.
숨 돌릴 틈이 생기면 여유 부리고 싶어서,
눈과 귀를 사로잡은 핸드폰 세상 속으로
뇌와 입을 마비시키는 디지털 픽셀 속으로
내 시간과 열정이 빨려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나에게 남겨진 것은 통신요금과 거무죽한 다크서클.
내가 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핸드폰이 나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의지로 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족쇄가 채워졌던 것 아닐까.
눈과 귀에 채워진 족쇄는 타인의 렌즈로 꾸며진 세상을 바라보게 했고
더 이상 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게 했다.
아니, 바라볼 필요가 사라지게 했다.
그렇게 마비된 뇌는 생산을 중단했다.
공급이 과잉된 저장고는 용량이 가득 찼고,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고인 물을 흐르게 하려면 작더라도 균열을 만들어야 한다.
새 숨을 들이마시기 위해서는 갇힌 숨을 내뱉어야 한다.
글이 흐를 수 있도록.
조금씩 계속 써 보세요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