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역시 누군가를 좋아했던 여름이었다. 그때의 나는 다이어트에 열중했고, 집에 있는 시간이 우울했기에 매일 집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방에 펜과 책, 노트를 넣고 버스에 오른다. 한 시간 반이란 시간은 나를 제주시로 옮긴다. 시청의 한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몇 모금 삼킨다. 노트를 펼치고 날짜를 적는다. 머리를 가득 채우는 생각과 고민을 적는다. 그러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빠르게 글을 쓴다. 열중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식어버린다. 미지근한 아메리카노를 몇 모금 마신다.
그 시절, 내가 굳이 제주시의 카페를 선택한 건 분명 그의 도시에서 그에 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를 좋아했고, 그의 일부가 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 그런 식으로 나는 여러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미지근하게 만들었다.
가만히 두어도 빠르게 식을 얼음이지만, 왠지 좋아하는 무언가를 떠올리면 속도가 배가 된다. 얼음은 정직하게 녹지만, 그를 향한 내 열정은 시간을 빠르게 흘러가게 만드니까.
2026년 8월 7일, 금요일.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