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도착했을 때? 저녁을 먹은 후? 운동을 마친 다음?
그것도 아니라면 샤워를 하고 난 뒤?
잠에 들면 끝날까?
불면증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잠에 드는 일은 고역일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떨 땐 잠에 들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잠은 멀리 달아나곤 한다.
이런 밤들은 마음이 편히 쉴 곳을 찾지 못한 밤이다.
오늘 하루를 끝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몸은 누워 있지만 마음은 과거를 배회한다.
머릿속에서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고, 느꼈던 감정이 날카롭게 재가공된다.
뒤늦게야 바로잡고 싶은 일이 기억나고, 누군가의 말끝에서 느꼈던 서늘함을 곱씹게 된다.
동시에 이것은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일 다시 떠오를 해가 기다려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때가 언제였는지, 흐릿해진 지 오래지만.
내일을 기다리지는 않지만, 오늘을 보낸다. 그것이 잠에 드는 과정이다.
아쉬움으로 가득찬 현재를 놓아주는 것.
내일을 기다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오늘만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
잠에 든다는 건 좋았던 일도, 아쉬웠던 일도 잠시나마 머리맡이 아닌 발치에 놓아두는 일이다.
하루의 끝은 지난 시간을 되새길때도 아니고, 열두시가 넘을 때도 아니다.
현재의 순간에 머물기로 용기내어 결심할 때다.
그렇게 방황하던 마음이 멈추는 자리,
그곳이 비로소 하루의 끝이다.
그것은 멈춤이다.
과감하고 열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