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은 가끔 바다의 잠잠한 파도처럼 시나브로 몰려올 때가 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눈치 챌 사이도 없이 옷의 끝자락을 적시고 만다
이 대단히 은밀한 우울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원인은 꽤나 일상적이고 따분하다.
퇴근길, 노래에 맞아 축 젖은 감정의 도래일 수도 있고,
어딘가 초연한 밤의 흐름일 때문일 수도 있겠다.
멜랑콜리한 뫼비우스다.
나의 우울은 순간의 후회, 환멸 따위로 밀려오는 폭풍이 아니다. 오히려, 뜨거운 여름날 비가 온 뒤 확 몰려오는 여름의 냄새 같은, 침잠의 플래시백인 것이다.
우울은 가끔 파도처럼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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