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문을 열었고, 바람이 분다.
폭염이 이어지던 나날에 마침표가 찍히듯 시원해졌다. 이상하게도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나의 스물둘 여름이 끝나는 것만 같아서, 영원했으면 하는 젊음도 사라질 것만 같아서. 연속적인 삶이라도 어떤 순간들의 끝은 늘 있기에 끝이 다가오는 게 느껴지면 여전히 아쉬운가 보다.
어린 날 여름밤이면 가족과 함께 옥상에 텐트를 치고 놀았던 기억, 친구와 모의고사가 끝난 날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대학과 미래와 시덥지않은 연애이야기를 했던 기억, 폭염주의보가 요즘과 같지 않던 날들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던 기억. 내가 그리워하는 여름들처럼 올해의 여름도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추억이 되겠지.
유한해서 소중한 삶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여름을 무한한 것처럼 사랑해보겠다.
여름을 잘 보내주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