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는데 문득
핸드폰을 내려두고 사람들을 보고 싶어졌다.
환승을 하는 구간에서 나는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고 저 멀리까지 보며 이동하는데
다들 핸드폰에 정신이 팔려 마치 만화속 최면에 걸린 캐릭터들처럼 퇴근길 인파 속에 좀비들마냥 이동중이었다.
그랬던 나도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니 사람들 이동의 흐름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덜 막히는 지하철 계단 경로를 찾을 수 있었다.
휴대폰 최면에 걸린 사람들은 다들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옆줄이 비었다는 사실도 모른채.
그 순간 문득.
어쩌면 내가 기획할 때 온라인의 세상만 보는 것은 진정으로 사람의 삶을 통찰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
그래서 흔히 말하는 성공한 기획자들, 사업가들이 핸드폰, 온라인, 그리고 우리나라만 보지 말고 눈을 키우라고, 넓게 크게 보라고 했던 것이 순간 몸소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도 겨우 핸드폰 하나 내려놓고 사람들 사이에 있었을 뿐인데 생각의 확장은 끝도 없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걸까.
오늘도 마치 꿈속 이야기 전개 속도같은 나의 문득 떠오른 생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