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입추가 언제였는지 알고 있었을까요. 아마 그럴 듯 합니다. 제주도 한라산에 첫눈이 내리던 날을 제게 알려주었으니. 당신이 떠나간 이후로 저는 절기를 자주 까먹곤 합니다. 벌써 여름이 지나갑니다. 그 긴 봄과 여름을 지나오며 우리들은 무엇을 이루었을까요.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가을이 지나면 깨닫게 될까요. 그것 또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가을이 오는 것을 알고, 가을 바람의 선선함을 즐거워하는 것은 아직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인 듯 합니다. 올해의 첫눈은 언제 오련지. 그때는 제가 먼저 당신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일구어낸 산물과 우리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제주도 저 높은 산에 가장 먼저 눈이 내리는 날이 오면.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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