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내 의지, 생각과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들이 많다. 그리고 이 일들은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준다. 받아들이길 거부한다해서 거부할 수 있는게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눈앞에 앵앵거리면서 신경 긁는 저 모기 새끼. 꼭 이런 공상을 하려 하면 아무것도 모르고 저렇게 나댄다.
혹은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해도 떨어진다든지, 어떤 강력범죄 사건을 보고 화가 나는데 그 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든지, 복잡하고 정신없는 출근길에 어깨빵을 당한다든지 참 많이 있다.
내가 태어난 것도 내 의지는 아니었다. 나는 부모로 인해 강제로 태어나졌다. 나에게 내가 살게 될 삶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과 태어남에 대한 선택권이 있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태어나지 않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굳이 태어나서 이 꼴 저 꼴 보고 많은 고통을 겪고 개미 오줌만큼의 행복을 느낄 바에야 태어나지 않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선택이지 않나 생각해 본다.
나는 참 이 세상에 질릴 대로 질려버렸다. 나쁜 사람들도 너무 많고 이해 안 가는 일들도 너무 많이 일어난다. 이런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그걸 떠나서 내가 너무 나약한 것도 맞는 것 같다.
근데 우습게도 나는 내 삶을 살아내고 있다. 이럴 때마다 카뮈의 철학이 생각난다. 나는 내 삶을 비관하고 할 수만 있다면 포기하려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왜 사는가? 이 물음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기에 개개인마다의 답을 스스로 정해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그냥 죽지 못해서 산다. 근데 죽지 못해 살더라도 이왕이면 좀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좀 더 나은 삶이라는 게 어떤 건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살아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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