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을 했고, 내가 생각하는 진취적인 일들을 하기도, 내 딴에는 문화생활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일들을 했다. 분명 개강을 한 지 일주일 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9월이 정말 며칠 남지 않았다.
2주 전, 한 대외활동에서 만난 동생이랑 현대미술관에 가서 서도호 전시를 보고왔다. 미술사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현대 미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관점에서 미술을 봐야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다. 그래서 현대 미술을 볼 때면 상상에 의존해 미술을 본다.
서도호 전시의 대주제는 '집'이었지만, 내가 가장 유심히 본 작품은 [Karma]다. 작은 사람이 조금 더 큰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고, 그 사람은 또 더 큰 사람의 어깨 위에 서 있다. 몸의 크기가 하나같이 다 다르다. 누구는 작은 것을 이고 있고, 누구는 큰 것을 이고 있다. 그런데도 전부 같은 자세로 같은 무게를 견디는 얼굴을 하고 있다. 왠지 내 삶과 닮아 있었다. 내가 어깨 위로 이고 있는 카르마들의 크기는 다르다. 어떤 카르마는 클테고, 어떤 카르마는 작을 것이다. 몇개의 카르마는 이미 내가 알고 있고, 몇개의 카르마는 도무지 알 방법이 없다. 나는 이미 수많은 카르마를 쌓았다.
매일 카르마를 갚겠다는 마음으로 산다. 그럼에도 나도 알게 모르게 카르마가 쌓인다.
나의 9월은 너무 빨라서 어떤 카르마를 쌓는 지 모르고 살았고, 앞으로 그것들을 안다 한들 카르마를 안 쌓고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