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깊은 곳에 서린 냉소에 압도되어 머뭇거리게 된다.
골짜기에 주저 앉고 말았다.
저 멀리 잔디가 깔린 언덕 위에서 누군가는 새파란 하늘을, 따스한 햇살을, 정제된 바람을 만끽하며 뛰어놀고 있지만
나는 얇은 얼음장 위에 앉아 바닥이 꺼지진 않을까 염려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오늘은 어디에서 누가 어쨌다더라.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누리며 살라더라.
그래. 아직 침잠하지는 않았다.
외줄타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일에 지쳤다.
차라리 하늘을 날거나, 얼음장을 깨고 가라앉아야지.
그래야 속할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