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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다시는 좋아하지 않기로 했었던 너에게

글쓴이 2026.10.26 16:21 · 수정됨조회 80#0988

너를 처음 본 순간은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였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자주 갔었던 그 건물 1층에 너가 있었다. 다람쥐를 닮아 작고 귀여웠던 너의 얼굴이 기억에 남았다. 알고보니 같은 학원이더라. 그땐 그냥 좀 이쁜얘로만 생각했었다.

다른 학원에도 너가 왔다. 그땐 너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줄 알았기 때문에 난 너에게 마음을 품지 않았다. 너의 친구들과 친해지며 너와도 친해지게 되었다. 맘스터치에서 밥을 먹을때, 나 혼자만 남자라 쑥쓰러웠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우린 겨울방학땐 매일 보는 사이였다. 학원에서 진행하는 독서실에 매일 아침 출석하며 간간히 너가 왔나 안왔나 확인 했던거 같다. 너는 주로 나보다 먼저왔다. 

2학년 예비소집일 날. 너는 나와 같은반이 되었다. 난 반에 아는 친구가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개학을 하고, 우린 집앞 스터디 카페를 같이 다녔다. 중간중간 머리가 아프려고 할때마다 너와 산책을 했다. 처음 산책을 했던 그날, 1년전 나를 처음 봤을때 조금 호감이 있었다며 말 끝을 흐리던 너가 기억이 난다. 아마 그때부터 너를 좋아하게 되었다는걸 인식하게 된거 같다.

너와 대화를 하고 너와 걸을수록 너가 점점 좋아졌다. 하지만 가망 없는 사랑이었다. 내가 너의 곁을 채워줄 수 없을꺼 같았다. 그리고 곧, 너는 내 친구를 좋아한다는 걸 나에게 말했다. 나와 이름이 비슷한 그 친구를.

너흰 얼마안가 사귀게 되었다. 내가 그 친구보다 나은게 없어보였길래, 밤에 눈물을 흘리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건 없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신 좋아하지 않을꺼라고. 그렇게 널 잊으려 했고 조금 멀어진 사이가 되며 시간이 지났다. 


너는 올해 초 그 친구와 헤어졌다. 그 소식을 듣고도 난 아무렇지 않았다. 덤덤하게 말하는 그 친구는 널 잊은 것 같았다. 마음을 확실하게 접었던터라 난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던거 같다.


너와 다시 친해진건 세달 전 오랜만에 학원 친구들 끼리 논 날이었다. 비싼 밥을 먹고 보드게임 카페에 가서 놀았다. 내가 무심하게 너의 의자를 내쪽으로 잡아끌었었는데 친구들은 갑자기 설렌다고 난리였다. 내가 의도하고 한 행동도 아니고 널 좋아하고 있지도 않았다. 다만 지금 그때의 사진을 보니 우린 제법 가까이 붙어있었다. 


얼마후 너와 나는 같은 독서실을 다녔다. 한번 멀어졌던 시간이 무색하게, 우린 다시 빠르게 친해졌다. 매일 얼굴을 보고 밥을 같이 먹으니 접어줬던 내마음이 다시 흔들렸다. 내가 다신 좋아하지 않을꺼라고 했는데 이 감정은 무엇일지 혼란스러웠다. “다시 친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좋아한다고?” 나 자신과 그런 약속을 했던게 우스웠다.

하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없었다. 우린 친구고, 넌 아직 전남친을 다 잊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달 정도가 지났다.


우린 집갈때 버스를 같이 타고 갔다. 내 옆자리에 앉은 너를 보니, 내가 너를 다시 좋아한다는걸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J를 좋아하는걸 알고 있던 J의 친구들이 나에게 가능성이 아예 없는건 아닌거 같다고 했었다.

그 얘기들을 듣고, 난 정말 기대를 해도 되는건가? 라고 생각했다. 

이틀 뒤, 우린 4명이서 독서실 근처에서 논적이 있다.

그날은 뭔가 달랐다. 너가 더 밝았고 나에게 더 많이 붙었다. 나에게 옷을 묶어주며 웃고 있던 너가 난 너무 예뻐보였다. 고기를 먹으러 가서도 내 그릇에 고기를 올려주고 강아지 샾 앞에서 나랑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었다. 그 날은 정말 연인 같았다. 

그 후 넌 친구들에게 나를 좋아하는거 같다고 했다. 하지만 선선해진 날씨 때문인지 헷갈린다고 했고 아직 마음속에 전 남친이 남아있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난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을 전해들었다. “난 안좋아 하는거 같음”이라 한 너의 말을…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난 정말 마음 고생을 많이하고 있다. 사귀었던 사이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고생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그날의 너가 떠올라서 인거 같다.


우린 아직 절친이다. 너가 날 거절하는 말을 했다는걸 내가 안다는 것을, 너는 모를것이다. 난 너에게서 티를 안내기 때문이다. 다만 보고 있지 않을때 니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

요즘은 같이 놀았던 날 그때처럼 너가 날 대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너가 나에게 잘해주고 많이 붙어있는다고 해도 이젠 “친하니까 그러겠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모를 기대를 품는다. 

모든 입시가 끝나고 너에게 다가가도 괜찮은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 꼭 말할꺼다.

사실 좋아했다고. 좋아했지만, 이 사이가 멀어지는게 두려워서 그동안 말하지 못했다고. 후회하긴 싫어서 꼭해야만 했던 말이라고. 너와 크리스마스에 함께 있고 샆다고. 꼭 전할꺼다.


To J

잘 지내지? 학교에서 매일 보는데 편지를 쓴다는게 이상하네. 잠시를 보고 있지 않아도 난 계속해서 너가 보고싶어져. 고작 하루를 안봤다고 해도 너가 보고싶어. 난 너를 오래전부터 좋아해왔어. 하지만 너의 곁에 누군가 있었어서 그동안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었어. 누군가를 이렇게 깊게 짝사랑 하는게 처음이야. 내 고등학교 시절의 끝은 너와 함께하고 싶어. 


너가 크리스마스때 학원 애들끼리 같이 있어야 할꺼 같다고 했잖아? 그중엔 나도 있으니까. 크리스마스에 너와 같이 있을 수 있는건가? 

너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 그때만 잠시 생각이 달랐던건지, 내 바램이지만 그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있는건지, 아마 아닐꺼지만 말이야.

고등학교가 끝나기 전까진 너와 한번쯤은 단둘이 놀아보고 싶어. 낮부터 밤까지 말이야. 데이트 신청하는거 맞아.

너와 연인처럼 같이 있고싶어.

세상 모든 사람이 너를 욕한다고 해도 난 끝까지 널 감싸줄꺼야. 너의 상처까지도 내가 같이 아파주고 싶어. 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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