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신 아프로디테를 미워하고 싶다. 아니, 그녀 옆에 꼭 붙어다니는 에로스의 활과 화살을 빼앗아 부러뜨리고 싶다. 사랑만 없었더라면 내 인생 절반 그 이상은 낭비하는 일이 없었으리라. 연애를 통해 양보나 배려, 진실된 사랑과 같은 것을 배우기도 했지만, 원래 인간은 본능을 거스르는 행위에 거부감을 느끼기에,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을 더 많이, 자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래, 그간 너무 사랑에 대한 어두운 면만 썼던 것 같다. 대개 그렇다.

비관적인 사랑에 대해 글을 쓴다.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사실 아름답다. 사랑의 아름다운 부분만 본다면 나도 모르게 박애주의자가 된다. 오늘은 사랑의 밝은 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친구 하나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고, 다들 애인은 기간제 베프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애인은 기간제 베프'라고 시작부터 못 박고 연애를 하게 된다면, 시작부터 이별을 전제한다면, 그건 너무 슬프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나의 편이 생긴다는 것과 같다. 그 말인즉슨 세상 모두가 나를 미워하더라도, 나의 애인만큼은 나를 사랑해 준다는 말이다. 얼마나 든든한가. 나의 편이 생긴다는 것. 상상만 해도 뭉클해진다.


사랑을 하게 되면 우리는 사랑을 배운다.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헤어질 때는 오글거리고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말을 내뱉는다. '내게 사랑을 알려 줘서 고마워. 잘 지내' 이 또한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떠올리지만, 막상 닥치면 이상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하면서 사랑을 배운다. 아, 이렇게 사랑하지는 말아야지, 이런 사랑은 아픈 사랑이구나, 하며 깨달음을 얻고 배운다.


사랑은 진정한 나를 찾게 해 준다. 종종 사랑할 때 가장 본인다워진다는 사람들이 있다. 콩깍지가 벗겨지고 이제는 서로가 익숙해지고 편안해졌을 때, 그때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 것이다. 우리는 사랑할 때,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한다. 여태껏 알고 있었던 내 모습과는 다른 나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에 당황하기도 한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하며 나를 알아간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에 취해 다시 한번 사랑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