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끝은 결혼 아니면 이별. 우리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연애를 시작한다. 결혼이라는 먼 미래를 그리며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좋아하는' 감정만으로 연애를 시작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연애든 진지하게 시작한 연애든, 그 끝은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애인은 기간제 베프라는 말이 있다. 친구와 다투고 절교(요즘은 손절이라고 표현하지만)하는 일이 있어도 잠이 오질 않고, 신경이 쓰여 마음이 아프기 마련인데, 감정과 육체를 공유한 애인과 헤어지는 일은 문자 자체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 어렵다. 헤어지면 사랑 다시는 안 할 거라면서, 또 새로운 사랑을 열 것이라는 웃픈 사실을 나는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이별해야 한다. 내가 효과를 본 이별 꿀팁에 대해 말해 보려고 한다.
다시 만나 섹스하지 않기 사람들이 이별 후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인 것 같다. 하고 나서 가장 후회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우리 마지막 섹스나 하자'라고 말한 뒤에 섹스하는 커플은 없다.
마지막을 핑계로 밥이나 먹자고, 술이나 먹자고, 밤을 함께 보내자고, 그렇게 마지막을 핑계로 섹스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서로에 대한 구속을 하지 않아도 되고, 서로에게 거는 기대가 없으니 책임은 사라지고 쾌락만 남았다.
그러면 이제 서로 원할 때마다 만나서 술을 마시고 또 섹스하겠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섹스 파트너로 남는다면, 추억이 더러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만약 정말로 사랑했었다면 말이다.
새로운 사람 만나지 않기.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라면서 이별 직후 새 사람을 찾는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그 감정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진짜 사랑을 찾고 싶다는 마음보다, 지난 연애에서 느꼈던 달달함과 편안함,뭐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새 사람 찾기에 혈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뭐든 급하게 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분명한 사실은, 그렇게 해서는 좋은 사람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별 후에는 새로운 사람을 찾기보다 연애하느라 신경 쓰지 못했던 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게 낫다.
술 마시지 않기. 사실 위에서 언급한 '좋지 못한 사례'들의 원인은 모두 술이라고 봐도 좋다.
꼭 이별했을 때만이 아니라 기분이 우울할 때 마시는 술은 정말 위험하다.
알코올 성분은 우울함을 극대화하고 자제력을 약화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이별 때문에 우울하고 슬픈데, 거기다 술을 들이붓는다면...
온갖 흑역사를 쓰게 되지 않을까?
차단하기 카톡 프로필에 들어가서 나를 차단했나 확인하고, 인스타에 들어가서 잘 지내나 확인하고. 몰래 스토리 모음집을 보다가 실수로 어제 올린 스토리를 보고는 후다닥 차단하고. 카톡 프로필이 바뀔 때마다, 인스타 게시글이 올라올 때마다 몰래 보며 그리워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면 거슬릴 일도 없다. 헤어진 사람이 어떻게 살든, 누구를 만나든 궁금해하지 말자. 마음먹고 한번은 딱 끊어내야 한다. 그렇게 잊어가야 한다.
머리 스타일을 바꾸자. 가장 건전하고 확실하게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면 미용실로 가 보자. 예뻐 보여서 평소에 저장만 해 두었던 머리 스타일로 이미지를 바꾸어 보자. 그렇다고 해서 너무 파격적인 변화는 지양하자. 꼭 하고 싶다면 충분한 고민 후에 결정하자. 내 친구는 10년 기른 긴 생머리를 단발로 잘랐다가 6개월 동안 후회했다. 머리를 기르는 동안 전남친 이야기를 했다. 역효과가 났다.
신나는 음악 듣기. 이별 후 슬픈 노래를 들으면 더 슬퍼진다. 이럴 때일수록 신나거나 시끄러운 노래를 들으며 감정을 희석해야 한다. 내가 듣고 효과를 본 노래는 클론의「쿵따리 샤바라」.
내 상태 파악하기 연애하며 신경 쓰지 못했을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해 보자. 연애를 하느라 살이 쪘을 수도, 현생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별은 오히려 좋은 기회로 찾아온다. 이별이라는 각성제를 통해 더 발전하는 사람이 많다. 나의 직장 상사는 5년 연애 끝에 이별을 맞이하고, 그 충격으로 살을 빼서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내 친구는 남자친구로부터 '우리가 급이 맞지는 않잖아'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직장을 이전했다. 노력해서 스펙을 쌓은 뒤, 전보다 나은 곳으로. 이처럼 어떤 이별은 내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울함에 빠져 있으면 그 이별이 기회인지조차 모른 채로 살게 된다.
동물과 놀기 사람과 달리 동물은 한결같다. 사람 마음은 알 수 없어도 동물 마음은 아주 투명하다. 웃어 주면 꼬리를 흔들어 주고, 먹이를 주면 좋다고 달려든다.
한없이 작고 소중한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괜스레 뭉클해진다. 사람은 기회주의적이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동물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