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제육볶음, 돈까스 남자들의 3대 소울푸드라고 불리는 음식들. 오늘은 그중 국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왜?
남자들은 국밥에 환장할까. 국밥을 좋아하는 남자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다. 공통된 답변이 있었다. 국밥의 경우 어느 음식점을 가도 평균 이상의 맛이 보장되어 있다는 점. 빨리 나온다는 점. 혼밥하기에도 눈치가 안보인다는 점. 나의 사견이지만 맛있는 국밥을 먹고, 계산대 앞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뽑아 나와서 담배를 태우면 남자에게 그것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는 없지 않을까. 각양각색의 먹는 방법 탕수육의 부먹찍먹 논란.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그렇다면 국밥 계를 뜨겁게 달굴 만한 주제는?
국밥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다양하게 본인만의 방법을 사용해 먹는다. 먹는 방식 자체가 너무 많기 때문에 논란 자체가 생기지 않는 걸까. 맑은 국물이냐 탁한 국물이냐. 국밥이 채 나오기도 전에 밥을
반찬과 다 먹어 버리는 사람. 국밥이 나오면 뽀오-얀 국물 위에 들깻가루나 후추, 심지어는 깍두기 국물까지 넣어서 마구마구 더럽히는(?) 사람. 반 공기는 말고 반 공기는 그냥 먹는 사람. 순대국밥의 순대를 공깃밥 뚜껑에다가 다 건져서 식혀 먹는 사람. 국물을 다 마시는 사람. 건더기에 밥만 먹고 일어나는 사람.
국밥에는 술이라며 소주 한 병을 까고 있는 사람. 무(無)의 미(美) 나는 국밥을 먹을 때 그 어떠한 것도 넣어 먹지 않는다. 그 어떠한 반찬도 먹지 않는다. 오직 국과 밥만 '말아서' 먹는다. 독특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초등학생 때였나. 회도 초장에 찍지 않고, 고기도 쌈장에 찍지 않는다. 하물며 길거리 노점상에서 파는 오뎅을 먹을 때에도 간장에 찍어 먹지 않는다. 이유?
내가 가지고 있는 반골 기질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부가적인 것으로 본질을 해치는 것이 싫었다. '회는 초장 맛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이해 가질 않았다. '그럼 회를 왜 먹는 건데?
국밥에 혼자 소주 한잔 나는 혼자 다니는 일이 잦다. 그래서일까. 혼술도 별 눈치 보지 않고 하는 편이다. 여러 음식으로 혼술을 해 봤지만, 가장 무난하고 담백한 것이 국밥이다. 술과 곁들여 먹을 때는 가마솥에서 30시간은 끓였을 법한 새하얀 사골 베이스의 국밥이 잘 어울린다. 밥은 반 공기만 말고 술은 한 병을 넘기면 안 된다. 그리고 가게 밖 날씨가 중요하다. 비가 내리면 더욱 좋다. 내년 여름에는 장마철 비를 피해 국밥집에 들어가 창가 자리에 앉은 뒤, 사람 구경을 하며 혼술을 하면 어떨까. 그리고 가게 밖을 나와 우산은 쓰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이문세-빗속에서'를 들으면 완벽한 마무리다.
최고의 국밥집?
부산 사람들에게 예민한 주제라고. 나는 부산에서도 국밥집을 여러 군데 가 봤지만, 여기만큼 맛있었던 곳은 없었다. 드라마 '카지노'를 보면 최민식 배우님이 순댓국에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 꽂혀 한 달 반 사이에 서른 번 정도 방문했다. 서울 목동역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만복 순대국'이다. 24시간 영업. 연중무휴. 저번에 방문했을 때 가게 수리를 하고 계시던데, '내가 문짝 하나 정도는 해 드리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 점심때나 저녁 시간 때에 가면 자리가 없어 식사를 못 할 수도 있다. 혼밥러들을 위한 1인용 자리도 열 좌석 정도 마련되어 있다. 양이 많다.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많다. 괜한 욕심 부려서 특으로 시켰다가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이곳의 보통은 다른 국밥집의 특보다 많다. 그런데도 고기를 많이 달라고 하면 더 담아 주신다. 추천하는 메뉴는 일반 순대국(₩11,000). 만복 찹쌀 순대 (₩17,000)는 비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