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블라 매거진의 두 번째 인터뷰. 개성 있는 사람이었다. 해가 진 지 오래인데 선글라스를 벗지 않았다. 주류 문화에 대한 일종의 반항일까.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윤현준(가명). 할 말이 정말 많다고 하는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든 글은 서론이 길면 재미없다. 바로 들어가 보자.
반가워요. 익명 인터뷰를 원하신다고. 이유가 있을까요?
워낙 사건 사고가 많은 사람이라서요. (웃음) 농담이고 실명이라면 솔직하게 인터뷰에 응할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뭘 하는 사람인지 설명 간단히 부탁 드려요. 지금은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청년 취업 지원 제도의 도움을 받아 자격증도 두 개나 따고 있고. 지금은 취준생이죠.
그럼 원래는 뭘 하던 사람인지.
얼마 전까지 군인이었어요. 전역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군대 가기 전까지는 일하고 놀고 그렇게 살았어요. 늘 꿈과 현실 사이를 고민했어요. 꿈을 꾸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은 취업을 하기로 했죠.
뻔한 질문 하나만 할게요.
요즘 뭘 하고 지내세요?
어차피 익명이니까. (웃음) 솔직하게 말할게요. 방탕하게 삽니다. 속된 말로 향락에 찌들어 사는 중이에요. 여자 만나는게 너무 재밌고, 또 현대사회가 얼마나 더러운 곳인지 몸소 깨닫고 있죠. 이건 그냥 웃자고 하는 말이고. (웃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괴로움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꿈과 현실 속을 갈팡질팡하며. 모든 청춘과 전역자들이 느끼는 감정이겠죠. 갑자기 사회에 나오니 갈피를 못 잡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고요.
그럼 본인은 지금 방황 중인 것인지.
그렇죠. 유례없는 방황을 경험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살면서 방황하지 않은 순간이 없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제 삶이 이방인과 같다고 생각해요.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차림새만 봐도 자유로워 보이세요.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음. (고민) 어떻게 보면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저는 6개월마다
삶의 방향이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 꽂힌 말이 있어요. 우리의 삶 중 오늘이 제일 젊은 순간이다. 맞더라고요. 오늘이 제일 젊다면 젊을 때 해 보고 싶은 것을 전부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요즘은 그렇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
친구든 가족이든 지인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있죠. (욕설) 너무 많은데요. (웃음) 이건 잘라 주시고. 한 명만 꼽아 볼게요. 두 살 연하였던 인연이 있었어요. 군에 있을 때 알게 된 사람이죠. 나이는 저보다 어린데 본인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 강하게 끌렸죠. 제가 군대에서 힘들 때도 그 친구 덕분에 버텼던 것 같아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요. 가까이 사는데도 다가가지 못하죠 이제는. 뭐,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사는 인연 하나쯤은 있으니까요.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행복에 대해서는 참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과연 스스로 행복한 적이 있을까란 생각을 해요.
어떻게 보면 옛날에는 행복을 거창하게 봤어요. 물질적인 것도 행복이겠지만, 그게 행복의 전부인 줄 알았죠.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좀 바뀌었죠. 매일 웃는 것. 이게 중요한 거 같아요. 매일 웃는 일이 생기면 자주 웃을 수 있는 삶이 되고. 그렇게 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봤을 때는 말이죠. 저는 잠재 능력이 많은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성 관계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매력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거울을 볼 때 깜짝깜짝 놀라요.
거울 볼 때 깜짝깜짝 놀란다는 게 긍정적인 의미에서인지?
제가 추구하는 남성적인 얼굴에 부합되는 것 같아서 놀라요.
네
서울이란?
쉼표가 필요한 화음들이 모여서 시끄러운 곳
다가오는 겨울을 무엇을 하며 나실 생각인지.
날이 찹니다 이제. 올겨울은 말이죠, 많은 것을 바라지 않을 것 같아요. 우선 취직에 성공하여 고정 수입을 만들어야죠. 그리고 제가 계획 중인 일을 실행에 옮겨 보고 싶어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그냥 무모하게 부딪혀 보고 싶어요. 이 깨질진 몰라도 부딪힐 거예요. 남들보다 더 뜨겁게, 열정 있게, 치열하게. 이렇게 겨울을 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눈은 소중하니까. 처음에는 표지 배경과 같은 붉은 색을 사용해 인터뷰를 편집했다. 눈이 아팠다. 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편집하는 나도 눈이 아픈데 읽는 사람은 오죽할까 싶어서 얼른 배경색을 바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