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식당. 어쩌면 인스타 감성의 표본으로 불리는 식당.

성수동 제일에 방문하여 식사를 하고 왔다.

제일이 문을 연 것은 2017년도. 내가 제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8년도 하순이었으니, 참 오래도 됐다. 늘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는데, 어쩌다 사장님으로부터 식사 초대를 받게 되었다.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사랑초' 잎을 주신다.

농장에서 직접 가져오신다고 한다.

음식에 꽃을 얹거나 소스를 뿌리는 행위는 하지 않으신단다.

사랑초는 새콤하고 꽃말은 '당신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당시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제일'이라는 식당을 좋지 못하게 묘사한 게시글을 발견하면, 방문 한번 해 본 적 없는 가게의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장님의 대리인이라도 된 양, 댓글을 달며 이런저런 사람들과 말싸움을 하기도 했었는데...

그곳에 직접 초대받아 방문하다니.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공간의 사장님으로부터 받은 뜻깊은 대접과 질의응답 시간.

인생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구나.


우리나라의 의식주 문화 중에서 의(衣)와 주(住)는 많이 바뀌었지만, 식(食)에는 세련됨이 없다고.

'그럼 내가 세련된 거 해야 되겠다' 싶었다는 김주환 대표.

직접 만드신 두부와 오징어 젓갈. 그리고 샐러리.

독특하고 생소하다. 제일에서는 '향'을 먹을 수 있다.


나는 제일에 방문하여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제일 김주환 대표는 먹고살기 위해서 연기를 포기하고 식당을 열었다. 그런데 대충 운영하기는 싫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사람들이 와서 이것저것 묻는다. 이건 왜 이런 거고 저건 왜 저런 거예요?

인테리어는 왜 이렇고 이걸 이렇게 연출하신 의도는 뭐예요?

알아봐 주니 그제서야 디자인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공부도 조금 했다고 하시지만, 사실 의도한 것은 없다고. 말 그대로 그냥. 그냥 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 마치 일종의 사회 실험 같아 보였다.


일반적인 육회와 다르다.

간장 양념 베이스에 익숙한 흔한 육회가 아니다.

김주환 대표가 직접 양념한 고추장 베이스 소스의 육회다.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하고 사는 다른 사람들과 달라 보였던 점은 김주환 대표는 '진심으로' 이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인들의 경우 먹고살기 위해 회사를 억지로 다니고, 수틀리면 퇴사까지 하지만... 김주환 대표는 제일에 진심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처절하게 제일을 붙잡고 있다.


당근전이다. 당근으로 전이라니.

살면서 처음 먹어 봤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맛있었다.

호박전과 비슷하고 부드럽다.

함께 나오는 아귀포는 쥐포 느낌이 나고 좋았다. 사장님은 언더그라운드 예술인 같았다. 먹고살기 위해 예술을 포기하고 식당을 하셨다고는 하는데, 식당마저 예술의 연장선처럼 보였다. 나는 사장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나는 '개쩌는' 예술을 하고 있고, 이 예술로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는데 '내 팬'과 '관중'이 없는 상황.


우선은 손님이나 구경꾼이 와야 그들을 만족시킬 기회라도 주어지는 것인데, 세상은 냉정하다. 뜨는 놈은 계속 뜨고 무명은 계속 무명이다. 나도 그런 시기에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기에 더욱 공감되었다. 성수 '제일'이 더욱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이번 주, 성수에 방문한다면 '제일'에 가 보는 것이 어떨까?

성수에서 가장 성수다운 식당.

제일의 김주환 대표는 오늘도 먹고살기 위해 제일을 연다.


제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10길 9-9 1층 18:00-23:00 일요일 휴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손님이 만들어 주는 이야기들로.


성수 제일에 가면 손톱보다 작은 딸기도 있다... 참고... 쿠키 영상(?)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