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에세이 다섯 1. 한 달 전쯤, 「네 꿈은 뭐야? 그거 말고 원래 꿈」을 기획하며 느낀 것이 있다.
'많은 이들이 본래의 꿈을 잊고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다들 큰 꿈을 꾸곤 했고, 그 목표 또한 컸지만, 어느 순간 현실의 벽을 깨닫고 포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긴, 나와 함께 커다란 꿈을 꾸던 이들 중 몇몇은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에 순응하며 사는 모습을 보인다. 씁쓸하기도 하고, 실망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이상준 에세이 다섯 2. 내가 생각하는 꿈은 이렇다. 내가 내리는 '꿈'에 대한 정의는 이렇다. 내가 가진 꿈에 나의 목숨과 청춘을 바칠 수 있는가 없는가. 만약 바칠 수 있고 그것이 아깝지 않다면 그것은 나의 꿈이 맞다. 꿈에는 올인할 수 있어야 한다.
앞뒤 안 재고 덤빌 수 있어야 한다.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아니, 그 순간마저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꿈이다. 적어도 20대의 모든 청춘은 본인 꿈을 위해 그러한 노력을 해 보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나중에 스스로에게 떳떳해질 수 있는 것이고, 후회 안 하며 살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만약 언젠가, 만약 현실과 타협하며 살다가도 '꿈' 이야기가 나오면 "저도 이런 꿈이 있었는데..."라는 말을 꺼낼 자격이라도 생기는 것이다.
이상준 에세이 다섯 3.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는 말. 그냥 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그 어느 메시지보다 강렬하지 않나 싶다. 우리네 인생은 고민하고 주저하기에,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짧다. 우리는 왜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도 짧은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가. 부정적인 생각을 버려라. 허무주의를 버려라. 염세주의에서 벗어나라. 좋아하는 일에 빠지고, 그것에 진정으로 미쳐 본다면 부정적으로 살았던 당신의 과거는 부끄럽게 다가올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니 리스크가 두려운가.
그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살 때 얻는 보상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았을 때의 만족감보다 달콤한가?
이상준 에세이 다섯 4. 그렇다고 해서 방탕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고, 스스로를 '방목'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는 말의 의미는 '하고 싶은 일'이나 '지향하는 일'을 하며 살라는 말이다.
무엇이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행하라는 면죄부적인 차원에서 전하는 말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데 어떡하느냐는 사람들이 있다. 쉽다. 틀에서 벗어나 보면 된다.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생각해 보면 된다. 우리는 이때까지 하라는 것만 하고, 남들이 다 하니까 하고, 그게 정답이라고 배워왔으니 말이다.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해 보자.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해 보고, 다양한 것을 보고 들으며 당신의 세상을 넓혀라.
이상준 에세이 다섯 5. 그래. 사실 현실도 현실이긴 하더라. 세 평 남짓한 방에서 숨만 쉬어도 월세가 50만 원씩 빠져나간다. 밖에서 혼자 밥 한 번 사 먹으려면 서울은 국밥도 만원이 넘어서. 데이트한다고 디저트 몇 개 먹으면 국밥 몇 그릇 가격은 훌쩍 나온다. 꾸역꾸역 타는 퇴근길 지하철에 반복되는 일상. 솔직히 다들 지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 이게 현실이긴 하다.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
이상준 에세이 다섯 6. 글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는 또 문학과 멀어져 버렸다. 작년 십이월 중순부터 올해 일월 하순이 될 때까지 나는 또 먹고살기 위함이라는 핑계와 이것저것 이유를 핑계 삼아 문학과 거리를 두고 만 것이었다. 아, 불쌍한 문학이여. 나는 간헐적으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문학을 떠나고 마는데, 가엾은 문학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문학에 관심을 더 준다고 하면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정을 더 줄 때나 덜 줄 때나 문학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나는 이 청춘을 문학에 바쳐 보련다. 이제는 다시 먼저 떠나는 일이 없으리라. 이 글과 이 자리를 빌려 약속한다.
이상준 에세이 다섯 7. 성공을 위하여 너무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곤 한다. 굳이 사서 고생을 하며 고통을 느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스스로를 궁지에 몰고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는 것은 고통스럽다. 내가 마조히스트라서 이러한 시련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온실 속 화초로 사는 것이 편하다는 사실은 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은 진정한 나를 깨우지 못한다. 나를 보호해 줄 무언가가 있는 환경에서, 내가 돌아갈 무언가가 있는 상황에서 현실에 안주하며 사는 것이 당장은 행복하고 편안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진짜 내 색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인간은 서 있을 때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자면 자꾸 자고 싶어진다. 이걸 아는 사람들은 못 쉰다.
이상준 에세이 다섯 8. 인생을 살다 보면 일이 미친듯이 잘 풀리는 시기가 있는 한편, 무엇을 해도 안 되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어떤 때에는 일이 잘 풀리나 싶다가도 무언가 꼬여 문제가 생기고, 이 일이 잘 안 풀리고 있는데 저 일은 잘 풀리는 이런 웃픈 상황을 겪기도 한다. 투자라는 것을 해 본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쉬울 텐데, 이 세상에는 무조건적인 상승장도, 바닥없는 하락장도 없다. 상승장이 오면 투자하는 족족 수익이 나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고,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수익을 내지만, 하락의 속도는 상승보다 빠르다. 거기다가 가격 변동이 적은 횡보장이라도 오면, 지루하고 답답한 나머지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난다. 하지만 가치 있는 종목이라면 오랜 횡보 끝에 다시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고, 과거의 고점이 오늘의 저점이 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만약 내가 진정 가치 있는 종목이라면, 지루하고 뭐든 잘 안 풀리는 시기를 겪고 있는 당신이 정말 열심히 꿈을 위해 살고 있다면, 반드시 우상향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