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에 대한 이야기 해방촌에 방문한 횟수가 대여섯 번쯤 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생생했다. 저번 해방촌 방문 때는 무엇을 먹었는지, 그 직전 해방촌 방문 때는 어느 카페에 갔는지, 무엇을 했는지, 뭐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전부 생생히 기억났다. 매번 새로웠고 갈 때마다 즐거웠다. 이제는 해방촌에 몇 번이나 갔는지 셀 수도 없다. 휴대폰 갤러리에 들어가서 '용산구 2동'을 검색하면 사진 수천 장이 나온다. 그러다 저번 해방촌 방문 때는 내 입에서 '해방촌이 질린다'는 소리가 나왔다. 큰일이다. 해방촌이 질린다니.

해방촌에 다시 정 좀 붙이려고 이 글을 기획해 보았다.


해방촌에 대한 이야기 이 글을 쓰기 위해 해방촌에 왔다. 근처 살면 그냥 동네 마실 나오듯 놀러 올 수 있는 곳이겠지만, 집에서 준비하고 지하철을 타고 해방촌에 와서 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씻고 정리하는 시간을 따져 보면 허비하는 시간만 두 시간이 훌쩍 넘기 때문에 마음을 먹어야지만 올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이 글에 필요한 사진을 찍기 위해 해방촌에 왔다. 날씨가 좋다.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햇살이 따스하다. 녹사평역은 여전히 신기하고, 해방촌 언덕은 여전히 높다. 오늘은 용산02 버스를 타지 않고 언덕을 걸어서 올라왔다. 사람들 옷차림이 제각각이다.

누구는 아직 얇은 패딩을 입고 다니고, 누구는 반바지를, 누구는 반팔에. 옷차림만 보면 어떤 계절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이태원과 해방촌은 본래 '다양함'의 대명사 아니었던가.


해방촌에 용산02가 없었더라면...


언덕은 올라도 올라도 적응이 안 된다.


해방촌에 대한 이야기 해방촌에 처음 왔을 때 들었던 그 감정을 다시 느껴 보고 싶다. 처음 해방촌을 갔을 때는 녹사평역에서 내리지 않았다. 서울역 어딘가에서 버스를 타고 갔던 기억이 있다. 버스를 타고 내려 조금 걸어가니 해방촌 네거리가 보였고, 신흥시장이 보였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냥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해방촌에 대한 이야기 해방촌이 질릴 만큼 해방촌에 자주, 많이 왔었지만 사실 해방촌에는 안 가 본 곳이 더 많다. 올해 초, 해방촌에 방문했을 때 들렀던 식당이 하나 있다. '테이블뷰'라는 곳이었는데 정말 맛있었으니 다들 한 번쯤은 꼭 방문해 보기를 바란다. 아무튼 그곳은 내가 자주 가지 않던 해방촌 구역(?)에 위치해 있었던 터라 지도를 켰다. 지도를 켜지 않으면 해방촌에서도 길을 잃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렇게나 해방촌에는 아직도 내게 어색한 공간이 많은데, 해방촌이 질렸던 이유는 너무 가는 곳만 가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매번 녹사평역에서 내려 용산02 버스를 타고 해방촌 네거리에서 내리고, 신흥시장이나 근처 카페에 갔다가 어둑어둑해지면 해방촌 아래로 내려와 밥을 먹고 다시 녹사평역으로 가서 집에 가는 루틴을 반복하니 어쩌면 질리는 것이 당연하다.


해방촌 <테이블뷰> 17:00~23:00 월, 화 정기휴무


신흥시장이 생겨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자면


해방촌에 대한 이야기 아, 이 글을 쓰다 보니 해방촌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고 싶어진다. 사실 해방촌이 질리면 내려와서 건너편에 위치한 경리단길에 가도 된다. 경리단길에도 간단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많고, 그마저도 싫다 싶으면 이태원까지 걸어서 가면 된다.

이태원도 몇 번이나 갔지만, 전부 낮이나 오후에 갔던 터라 진가를 알지 못한다. 이태원은 비로소 밤에 시작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글쎄다... 사람 많은 곳 가면 에너지가 방전되는 내게 이태원의 밤은 상상에서나 그릴 뿐이다. 어딜 가야 할지 고민되는 당신, 오늘 저녁 해방촌으로 와라! 그리고 해방촌에서 해 볼 만한 신선한 놀거리가 있다면 추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