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 없이도 잘 살아…?

솔직히 미련, 그래, 헤어진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너에게 미련이 남아 있다.

네가 나 없이도 행복한지, 나 없이 지내는 삶은 어떤지 궁금해서, 나는 아직까지도 너의 인스타그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소름 끼치고 음흉해 보이겠지. 나는 네가 여행이라도 떠나면 다른 여자랑 간 것인가 싶어서 괜히 울적해지고, 어차피 너랑 나의 인연은 끝이 났는데, 네가 나를 그리워하는 흔적을 어딘가에 업로드할까 봐 기다린다. 나는 너 없이 사는 삶이 너무 힘든데, 너는 나 없이도 어찌 그리도 잘 사는지.


2. 네가 잘 살면 안 되는 거잖아?

바람은 네가 피우고 거짓말까지 했으면서 네 인스타만 보면 세기의 사랑을 하고 헤어진 비련의 여주인공이 따로 없구나. 양심의 가책이 안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애초에 그걸 느낄 사람이었더라면 바람을 피우지 않았겠지?

그래, 네가 헤어지고 잘살든 못살든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지만, 대체 왜 아무것도 모르다 이별당한 척, 착한 척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찾아볼 줄 알고 일부러 그러는 건가 싶다. 당황스럽고 짜증이 난다.


3. 다른 남자 만날까 봐 짜증 나서 이별한 건 맞는데, 확실히 이별한 건 맞는데, 그 사람이 먼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죽어도 못 보겠다. 우리 둘 다 정리가 다 된 것은 맞는데, 공식적으로 모든 것이 정리된 것은 맞는데 감정적인 미련까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지 그 사람이 다른 남자랑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상상할수록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괜히 팔로워가 늘어나 있으면 짜증이 나고, 모르는 남자가 그 사람 인스타에 댓글이라도 달면 화가 난다. 아니.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이 없는 건 확실한데, 왜 화가 나지?

이상한 소유욕인가 싶다.


4. 안 믿겨서 이별은 했지만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말 끝난 건가 싶고, 이별이라는 것이 원래 이렇게 허무한가 싶다. 맞다. 사실 나 이번 연애가 첫 연애였다. 그 애가 카카오톡 배경 음악이라도 바꾸면 괜히 가사를 검색해 찾아보고, 인스타에 새로운 스토리가 올라왔다고 뜨면 염탐 계정으로 들어가 확인한다. 별거 아닌 내용이 올라오면 오히려 안도감이 든다. 가끔가다 우리가 함께 갔던 장소나, 우리가 좋아하던 식당 사진이 올라오면 심장이 철렁해진다.


5. 그냥 일상 루틴 누구는 매일 웹툰을 보고, 누구는 매일 드라마를 보듯 나는 매일 전애인들의 인스타를 본다. 하하.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보는 것은 아니다. 그 정도로 염탐에 진심인 사람은 아니다. 그냥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유튜브 다 보고, 인스타 다 보고, 릴스 다 보고 나서 할 게 없을 때 염탐 계정으로 들어가 전애인들을 본다. 미련?

감정?

남은 건 하나도 없지만 그냥 궁금해서 본다.

아~ 이렇게 사는구나 하면서.


6. 이번에는 누구를 만나는지 클럽에서 만났던 그 사람에게 홀린 듯 빠져들어 우리는 만난 그날부터 연애를 했다. 클럽에서도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거라며 자위하고, '클럽에서 만나 결혼한 썰' 따위를 찾으며 자꾸 합리화했지만, 우리는 결국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별하고야 말았다. 사실 뭐, 적어도 100일은 만나야 정이 붙고 그 사람에 대한 특징이나 정보도 알 수 있지만, 우리의 연애 기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 내 기억 속 그 여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희미하다. 왼손잡이었는지 오른손잡이었는지, 문신이 오른쪽 허벅지에 있었는지 왼쪽 허벅지에 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니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

무슨 애인이 계절마다 바뀌더라. 아니, 계절마다 신상 옷을 내놓는 쇼핑몰보다 더 빨리 바뀌더라. 달마다, 어떨 때는 주마다 바뀌는 애인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면 재밌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다.


7. 네가 먼저 보잖아?

아니 나는 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은데 왜 가끔 가다 내 스토리를 염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럴 때면 들어가서 네 게시글을 쭉 훑어보긴 하는데 여전히 재미는 없더라. 대체 왜 염탐하는 건지 내가 묻고 싶다.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차단하라고 하지만, 나는 차단 목록에 무언가 남는 것이 싫다.

일부러 관심을 받으려고 자꾸 내 눈에 거슬리는 건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