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전 겨울. 내 알고리즘에 등장했던 영상 하나. 홈비디오 카페 알바생이 새로 왔네요... 뭐지. 신생 유튜버인가?

딱히 볼 것도 없이 무작정 유튜브를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영상 하나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재생시켰다.

뭐지.

왜 재밌지?

그게 시작이었다.


홈비디오라는 신선한 장르. 짜인 듯 짜이지 않은 스토리. 나랑 맞는 유머 코드. 문상훈과 김진혁, 미숙 씨, 명숙 씨, 회장님, 모니. 그들의 바이브가 좋았다.

그러다 나는 혼자 살게 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산다는 것. 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 문을 열면, 나를 맞이하는 건 서늘한 공기. 외로웠다. 살면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그전까지는 없었지만, 그때 확 실감했다. 아, 지금 좀 외롭구나.


나는 내 방 안의 고요함이 너무 싫었다. 창문 너머 왁자지껄 떠드는 다른 집 사람들을 볼 때면 부러웠다. 내 방에서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홈비디오를 틀었다. 볼륨을 적당히 키워 놓고, 나는 내 할 일을 했다. 한결 나았다. 실제로 본 적 없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운동할 때도 홈비디오를 '들었다.' 그래서 한때는 다음 대사가 무엇인지까지 줄줄 외우고 있었다. 그 정도로 홈비디오를 좋아했다.


내게 빠더너스는 서울이었다. 그들의 영상을 보고 있자면, 서울에 나 홀로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마냥 좋았다. 내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영상을 제공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외로움이 사라졌다. 맞춤 영상 제공 서비스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당시 빠더너스 팀의 작업실은 용산구 후암동. 서울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당시 나는, 그들 덕분에 용산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해방촌에 갈 때면, 함께 가는 친구에게 '오늘 뭔가 문상훈 볼 것 같다.'는 농담을 던진다.


이제는 너무 커져 버린 빠더너스. 다들 '문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빠더너스를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빠더너스의 골수팬들은 공감할 것이다. 결국 정수는 홈비디오라는 사실을. 홈비디오만의 감성, 자막, 대화 내용, 캐릭터. 하지만 영상의 완성은 가장 중요한 그 후암동 '분위기'. 이제는 사라져 버려서 더 아쉬운 것들. 홈비디오가 있었기에 지금의 빠더너스가 있는 게 아닐까.


맞다. 빠더너스의 콘텐츠는 다 재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콘텐츠는 「홈비디오」, 그리고 음식을 주문해 놓고 배달 오기 전까지 떠드는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보았던 에피소드 몇 개 추천한다.


참. 나는 작년 겨울에 후드티 구매에 성공했다. 광클해서 구매하고 나니 프리오더로 추가 주문을 받더라... 내 노력이 허무해지긴 했지만, 많은 빠둥이들이 후드를 구매하면 좋은 거니까! 내가 후드티를 입고 찍은 사진을 하나 첨부하며 글 줄인다. 다들 빠더너스의 매력에 빠져 보자. 이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