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한 주의 시작이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같은 이유로 월요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

화요일. 화요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수요일. 이번 주도 절반은 했다는 생각에 나쁘지 않고, 목요일. 목요일에는 다음 날만 바라보며 산다. 그리고 금요일. 금요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일이다.


평일의 끝. 이틀이나 되는 주말을 앞두었다는 기대감에 들뜨기 마련. 나는 금요일 밤이 좋다. '불타는 금요일' 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릴 정도로 금요일을 미친듯이 끝내주게 보내 본 적은 없지만, 책임감이나 나를 옭아매고 있는 것 따위에서 해방되는 것도 아니지만, 금요일이라고 해서 특별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아니지만, 괜히 설레는 금요일.

누구는 토요일은 밤이 좋다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주말인 토요일보다 금요일 술자리에서 괜히 더 신나고, 같은 거리도 금요일에 더 북적인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금요일에는 괜히 더 바깥에 있고 싶고, 금요일에는 괜히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든다.


내가 금요일 밤을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서울의 금요일 밤은 평소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준다. 어딜 가나 사람은 많다. 하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월요일 출근 시간 9호선에 타 있는 사람들의 숫자나 금요일 저녁 종로 피마길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러 모인 사람들의 숫자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피마길에서 소주 한잔하고 있는 사람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금요일에는 거리마다, 동네마다, 골목마다 도회적인 분위기가 넘쳐난다. 어제까지만 해도 썰렁했던 해방촌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안 그래도 시끌벅적한 상수는 더 시끌시끌해진다. 시끄러운 곳은 끌리지 않아서 오늘은 여의도에 왔다. 몇 주 뒤면 꽃이 피겠지만, 그때는 한강이 시장판이 될 테니까.

그럼 또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나는 유목민 생활을 해야겠지.


여의도 빌딩숲에서 삐져나오는 꺼지지 않는 불빛이 여의도를 감싼다. 그 불빛을 등지고 앉아 바라보는 한강이란. (썸네일 사진 참고) 마치 미래 도시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진다. 물결 위로 반짝이는 불빛이 마치 별빛 같아서. 멍하니 강을 바라보고 있자면 잡생각이 사라져서. 시끌벅적한 금요일과 상반되는 한적함. 별거 아니지만 금요일이라서 이마저도 좋은 걸까. 도시의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우리는 각자의 색깔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 오늘 밤이 지나가고, 새로운 아침이 밝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다가오고. 꿈을 이루고 다시 금요일을 마주하고. 머지 않은 미래에 내가 맞이할 금요일은 더욱 끝내주겠지. 한강은 내게 늘 새로운 영감을 준다. 간만에 온 한강. 금요일이라 더 좋았다.

그나저나 금요일이 끝날 때쯤의 괜한 허무감이란. 아쉽다. 이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