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지 말아야죠. 근데 담배는 애인 같아요. 내 가슴속을 들락날락했던 건 얘밖에 없는 거예요. 부모님도 가족들도 나를 몰라요. 내 속을 어떻게 알겠어요?" 배우이자 애연가인 최민식은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100년 안에 죽는 인생.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백해무익하다고들 하는 담배. 피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담배가 당신에게 기쁨을 준다면야 피워야지 뭐.
중의적 표현이 재밌게 드러난 문장이다. 그렇지만 마냥 재밌지만은 않은 그런 문장. 겉멋을 위해 담배를 태우기 시작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힘든 와중에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에 담배에 손을 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담배는 생각보다 안정제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담배를 오래 피운 그대들에게 흡연은 이제 습관이다. 원래의 목적과 변질된 것이지. 더는 담배를 피우는 목적이 멋을 위해서도, 불안을 삭이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냥 피워야 될 것 같아서 피우는 것이다.
이왕 피우는 거 재밌고 맛있게 피워야 피우는 맛도 나지 않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담배를 피울 때 뭘 하면 좋을까'에 대하여.
1. 가장 중요한 '담배' 담배를 피우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어떤 담배를 피우느냐'다. 나는 늘 근본 있는 것들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멘솔 담배'나 '캡슐 담배'는 돈 주고 사서 피우지 않는다.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멘솔 담배의 타격감이라고 부르는 그 느낌이 별로다. 목을 찢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다음으로 그런 불쾌한 타격감 때문에 담배를 여러 개비 연속으로 피우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담백한 담배를 좋아한다.
추천하는 담배는 '말보로 레드', '말보로 미디움'.
2. 담배를 샀다면 '라이터'도 구매하자 '라이터는 다 똑같은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터보 라이터를 구매한 당신. 나는 라이터가 흡연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담배 색과 라이터 색을 맞춰서 산다. 말보로 레드의 경우 빨강색 라이터가 되겠다. 그리고 터보 라이터는 절대 사지 않는다. 600원짜리 싸구려 라이터만 산다. 켜는 맛이 있고, 피우는 맛이 있다.
3. 담배를 피울 때는 '혼자 여럿이서 담배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단둘이 담배를 태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담배를 혼자 태우는 것을 좋아한다.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언제 연기를 내뱉을지 타이밍 잡는 것도 일이다. 그리고 상대방과 담배 피우는 속도가 다르다면... 둘 중 하나는 뻘쭘하게 기다려야 하고, 나머지 하나는 눈치를 보면서 빨리 피우게 된다. 이런 어색한 그림이 나는 싫다.
4. 피우며 마시자 나는 담배를 한 번 피울 때 기본으로 대여섯 개비를 피우는 사람이다. 최근 들어 많이 줄이기는 했지만,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한 갑은 그냥 태우는 헤비 스모커였다. 담배만 대여섯 개비 피우면 목이 탄다. 담배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료는 아무래도 레쓰비다. 어차피 대화할 사람도 없고, 당장 담배 피우고 만날 사람도 없다면... 그냥 커피에 담배 한 대 태우고 행복을 얻는 편이 낫지 않을까?
5. 피우며 듣자. 담배만 혼자 멍하니 피우면 참 심심하다. 노래를 들으며 담배를 피우는 건 어떨까?
추천하는 가수는 '장기하와 얼굴들'. 담배를 피울 때 듣기 좋은 노래가 많다. 만약 기분이 좋은 날이라면, 애플 뮤직에 있는 'La La Land' 수록곡 모음집을 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끝내 주는 흡연 타임이 될 것이다.
6. 피우며 읽자. 나는 담배를 피울 때 내가 쓴 글을 읽는 편이다. 눈이 심심하면 맛도 안 난다. 담배를 피우며 끝내 주는 글 하나를 읽는 것이 어떨까?
당신이 흡연하는 동안 즐거움을 주기 위해 블라블라 매거진에는 오늘도 재밌는 글이 올라온다. 이상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