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다. 글의 소재로 사용하는 '가짜 생일'이 아니라 진짜 내 생일. 몇 번째 생일인지는 비밀로 하고, 그냥 20대에 열 번 있는 생일 중 하나를 맞이했다. 원래 생일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니까. 생일을 여는 자정이 되면 축하 메시지에, 선물에 휴대폰이 뜨거워질 정도로 연락을 받는 사람들과는 달리 내 생일은 늘 미지근하다. 아니 차갑다. 그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원래 인간은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하던가. 축하받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축하를 해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듯, 타인의 생일을 늘 신경 써 주지 못하는 나는 내 생일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그것에 익숙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 같아서. 생일이 무슨 대수겠냐. 생일이라고 다를 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하면 차가운 생일을 미지근하게나마 데울 수 있을까 알아보도록 하자.


1. 노래를 듣자. 혼자 방에 틀어박혀 생일을 보내기보다는 밖에 나가 산책이라도 하자. 산책이 싫다면 일광욕이라도 하자. 11월이 시작된 지 이틀째다. 이맘때 듣기 좋은 노래는 '잔나비-November Rain'


2. 맛있는 음식을 먹자. 함께 먹을 사람이 없다면 혼자라도 좋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자. 나는 피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피자를 먹을 것이다. 언젠가 피자 추천 글도 써야겠다.


3. 티를 내지는 말자. 괜히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해서 '나 오늘 생일인데...'라고 말하지 마라. 그냥 가만히 있어라.

그러면 반은 간다. 축하받지 못할망정 미움받지는 말아야지.


4. 필요한 것을 사자. 생일 선물을 받지 못했다고 한들 슬퍼하지 마라.

스스로에게 선물하면 되니까. 전부터 살까 말까 고민한 것들, 결제 버튼까지 갔지만 구매하지 못한 것들. 그것들을 사는 것이 어떨까.


5.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생일은 그냥 1년 속 평범한 하루 중 하나일 뿐이다. 해야 할 일을 제치고 다른 일을 할 만큼 특별한 날은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산책도 좀 하고 쇼핑도 했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을 하자. 그게 공부든 과제든 운동이든 간에. 나는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해야 할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