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성 모텔방 침대에 누워 나눈 대화 더는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는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저녁 그러던 그날도 잠자리는 가졌으며 침묵만 가득했던 저녁이 지나 아침 자고 일어나도 달라지는 건 없었고 변함없는 현실이 원망스러워 창틀에 기대 담배나 피웠다. 사랑과 연민 사이의 감정을 고민했고 아마 택한 건 사랑이었나 그것이 나의 기억 하나.

이제는 어떻게 되는 거냐는 물음에 침묵으로 대답했던 나의 기억 둘.

돌아와 삼거리 골목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머리 맞대고 담배를 피웠고 사흘 밤낮 피운 담배가 네 갑무슨 담배를 그리 피워 대냐는 누군가의 말에 행복과 술담배의 반비례 관계에 대해 설명했고 설명이 끝날 무렵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나의 기억 셋.
텅 빈 운동장에서 선을 긋고 공놀이를 하는 연인 땅바닥에 주저앉아 한참을 바라보고 속으로 던진 질문 그대들은 행복하십니까 물론 대답을 듣지 못했고 쓸쓸히 돌아왔던 저녁 그것이 나의 기억 넷.

나는 다음 날 초저녁 술자리에서 한번 보고 말 사람에게 거짓말을 했고 너무 많은 거짓말을 했기에 하나하나 기억할 수가 없다 거짓말은 완벽해야 거짓말이 되는 것이라고 항상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일회성 만남에 일회성 거짓말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행동을 내가 그대로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을 느끼던 와중 그날 저녁 술자리에서 들은 소리 너도 똑같은 사람이 됐어 그러니 이제 현실을 살아 그것이 나의 기억 다섯.

돌아오는 길에 예수를 믿으라는 이들과 실랑이를 벌였고 예수가 있으면 내 삶부터 구원하라며 협박했다 그렇게 돌아온 기억 떠난 당신 남은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