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살며 명문대에 다니던 형은 죽으면 장례식에 통닭과 피자를 마련해 놓을 테니 실컷 먹고 가라는 농담을 자주 하곤 했다 어렸던 나는 죽음이 무서웠고늘 생사에 관해 이야기하는 형이 무서워 괜히 피해 다녔다. 다음 해 나는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고 사인(死因)은 우울과 망상이라던가. 당시에는 그 사건이 공포스러웠고 사람들은 그것 보라고 말이 씨가 된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를 우상으로 삼았다 죽기로 마음먹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행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으니까.
그 무렵 애인과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라던 작은누나는 이번 애인과는 특별한 사랑을 하고 있으며 미래를 기약했기에 꼭 결혼할 거라는 말을 즐겨 했고 큰누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웃으며그 아이와 결혼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말을 하곤 했다. 작은누나로부터 결혼이라는 단어를 들은 지 오래였던 어느날 어린 나이에 궁금한 나머지 애인과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지만 누나 하는 말
특별한 사랑이 어디 있냐 남자 다 똑같아.
다시는 사랑 안 믿는다던 작은누나
시간 흘러 결국 새 사랑 피웠고요
며칠 내린 장마 탓에 동네에는 물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한 계절 내내 열려 있던 옷장 문을 닫았다.
나는 유월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아닐 거 알잖아
내게서 과거의 당신이 보인다던 그대에게 나는 아직 낫지 못했다는 말로
전하는 시말은 씨 아니라 시(詩) 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