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깡패 아저씨는 얼마 전 광복절 특사에 출소했고 교도소에 들어가 있을 때 사백 명이 넘게 접견을 왔다며 떠들어댔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한평생 이야기 나눈 사람이 사백 명은 되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날 밤 사람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할 때 죽는 편이 나을지 가장 불행할 때 죽는 편이 나을지에 관한 생각을 했고 당장 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내게 말했다.
흘리는 눈물은 여태 가슴을 아리게 했던 기억들이라 추억 없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제아무리 보잘것 없는 추억에서 비롯된 눈물일지라도 모든 눈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그날 새벽에는 실컷 떠들어대던 깡패 아저씨도 나도 내 기억도 세상도 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