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이별의 계절 손가락 걸고 순간을 담았던 연인들도 어느 새벽 부둣가 끄트머리에 앉아 손가락으로 수평선을 그렸던 연인들도 결국에는 남이 되는 계절 여름. 울어라 울어도 지구는 돈다 나비의 날갯짓이 세상을 멈추지 못하니 고통을 직면하고 당장 쓰러질지 당장의 고통을 회피하고 조금씩 쓰러질지 선택은 당신의 몫 무엇을 선택해도 졸라 아프다

우리는 앓고 사는 병자니까.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거라지만 다가오는 새 사람은 무슨 죄가 있을까 다친 사람을 치유하고 떠나는 마음의 간호사인가 혹은 일회용 의사?

2호선 세 번째 칸 끄트머리에 앉아 정처없이 떠돌다 이만하면 많이 왔다는 생각이 들어 내려야겠다 싶었고 왕십리와 상왕십리 사이를 고민하다 왕십리에 내려 근처를 배회하다 돌아오는 길 노래 Tomboy가 유행이라기에 어릴 적 듣던 혁오의 노래가 역주행한 것인가 싶어 봤다가 이름 모를 아이돌의 노래라기에 집어치웠던 그날


뭐 하느냐는 그 물음에 죽지 못해 산다며 답했고 며칠 홀로 꾸역꾸역 버티고 버티다

연락 하나에 결국 터지고 말았던 유월 아침.


사람 앞에 똥차 없고 사람 앞에 벤츠 없다 똥차가 어쩌다 벤츠 되는 거고 벤츠가 사고 나면 똥차 되는 거지 우리는 모두 중고차니까 사랑은 마치 중고차매매단지 구매는 자유 허위는 금물 환불은 없고 폐차는 무료 감당은 본인이 하는 거니까. 이러한 생각이 드는 유월 저녁 영원한 사랑을 부정하고 의심할 테지만 쌀쌀해질 어느 가을에 새로운 사랑을 찾을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