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사랑은 살아가는 거예요. 살아있는 것. '나'의 존재를 확장하는 것. 저는 사랑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없어요. 당신은 사랑에 빠질 때 어떤 경험을 하시나요?

그 사람과 나를 동일시되게 만드는 것. 그 사람이 아프면 대신 아파 주고 싶고, 힘들어하면 위로해 주고 싶고, 맛있는 걸 먹으면 같이 먹고 싶고, 좋은 곳은 같이 가고 싶어 생각나요. 동시에 세상이 충만해지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에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 사진을 촬영해 보면 패턴이 비슷하고 닮아있대요.

아마 들어보셨을 텐데 이것이 바로 '나'라는 개념의 확장인 거죠. 내 연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우정을 사랑하고, 이웃, 동네, 더 나아가서 자연, 나라, 세계, 전 인류를 사랑하게 된다면 '나'의 확장은 얼마나 되는 걸까요?

그때는 정말 무언가를 깨달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신기하고 위대하지 않나요?


세상이 그렇게 사랑 노래로 가득하고,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지겹게 사랑하고, 사랑 이야기가 가장 재밌는 건, 살아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주기 때문이 아닐까요. 또 다른 나의 확장.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럽나요. 사랑하는 일은 저를 숨 쉬게 만들어요. 사계절에 감사를 느끼게 만들어요.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일을 멈출 수 없어요. 부디 마음껏 사랑하세요.

이 지구에 '나'를 넓힙시다. 혜진


그래도 사랑 현생에 지치고 잘못된 사랑 방식 때문에 '사랑'이 주는 그 행복감을 점점 잊어가지만요. 일상이 무료해지고 무채색으로 세상이 변해갈 때쯤 불현듯 찾아와 생기를 불어넣어 내 마음을 충만하게 해 주는 것은 결국 사랑밖에 없더라구요. 그 끝이 너무 쓰라리고 아프다는 것을 잘 알아서 시작하는 것이 두렵지만, 그 뻔하게 그려지는 아픔을 품고 시작하는 것 또한 사랑이더라구요. 모든 것들을 감내하고 사랑을 시작하면 더 거대한 환희와 생기가 덮치고 잊지 못할 강렬한 기억들을 선사해 주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사랑을 하게 되면 어찌 됐든 저의 세상과 감정이 더 넓어지기 때문에 그 끝을 맞이하더라도 한번 맛보았던 감정들 때문에 자꾸 사랑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약간 다시 찾는 맛집이랄까요?


여태껏 살아오면서 많은 형태의 사랑을 마주했지만, 사랑이 주는 느낌과 감정은 모두 동일했어요. 마치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요. 지금은 아픈 짝사랑 중이지만... 언젠간 이 사랑이 따뜻한 사랑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윤


수단 지난 지금에서야 느끼고 인정하는 사실인데, 나는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확인받기 위하여 사랑했던 것 같다. 이런 나도 너만큼은 사랑해 줄 수 있구나. 내 모든 아픔은 네 위로 하나로 없어지는구나. 내 인생을 구원받는 그런 느낌이었다. 서로가 그런 존재가 되어 가장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그 시간들이. 이렇게 슬픈 시간에는 너의 위로가, 내가 좋은 시간엔 너의 같이하는 행복이 나는 너무나도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사랑을 했다. 독수리


사랑을 생각해 사랑을 하게 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어쩌면 나에게만 해당되는 말일 수도 있지만, 사랑할 때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일은 참 흥미로웠다. 연인에 대한 사랑과 친구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이 세상의 모든 사랑에 대하여.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값지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우린 알아야 하지만 우리는 가끔, 아니 꽤 자주 그 사실을 간과하곤 한다. 누군가 떠난 후에 알아차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고, 결국 그 끝에 멈추어 서서 아파하는 건 나다.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껴질 때면 한없이 불안해지고 초조해졌다. 내가 상대에게 충분한 사랑을 준다면, 상대는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주길 원했다.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사랑을 주는 법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돌아오는 사랑이 작더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고 싶은 만큼 사랑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사랑받을 준비가 된 사람이 아닐까. 나는 서로가 전부인 사랑이 두려웠다.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해서 사랑을 아끼곤 했다. 로맨스 영화에 나오는 뻔한 슬픈 결말을 먼저 생각하고,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는 나는 사랑을 할 때도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랬기에 흐르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었다. 후회 없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모든 진심을 다해 사랑하면 정말 후회가 남지 않을까. 오히려 더 아픈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H


엄청나게 욕심나 저는 녹아가는 눈사람의 손을 잡고 도망칩니다. 달립니다. 북극으로 남극으로 겨울로 냉동실로. 그러다 옆을 향해 말합니다.

"사실 나는 추위에 약해. 나는 엄청나게 추위를 잘 타.

무슨 말이냐고?

네가 엄청나게 욕심난다는 말이야." 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