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과거」 사랑을 시작할 때는 세상에 둘만 있어도 좋을 것처럼 행동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본능적이고 간사해서 상대방의 단점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도, 다른 이성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연인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수하기 어려운 것이 몇 가지 있다. 내게는 그것이 바람과 애인의 과거다. 우선 바람이라는 것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지키지 못하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믿음과 사랑을 순간의 정욕 때문에 배신해 버린다는 것은 너무나도 본능적이라서, '그렇게 살 거면 연애를 왜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기보다 '그렇게 사는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자격은 있느냐'고 묻고 싶다.
결국 애인이 바람을 피우게 되면 그 원인의 화살촉은 나를 향하게 되고. 또 내가 못나서 그렇게 된 것만 같고. 아, 애인의 바람으로 끝난 연애는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과거.
요즘 많은 이들이 어디 서구적인 분위기를 따라간답시고 죄다 쿨병에 걸린 것처럼 행동하는데, 사실 애인의 과거를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간혹가다 특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야 그것이 가능하겠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애인의 과거를 쉽게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인간 생식기의 모양조차 그리 생겼으니 말이다.
다만, 다소 지저분한 애인의 과거를 알게 되더라도 본인 또한 애인을 뭐라고 할 처지가 되지는 못하기에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합리화하는 것이겠지. 생각해 보자. 지저분하게 살았던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를 덤덤히 포용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만약 둘이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그 과거를 미워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무랄 처지가 되지 못하기에 그냥. 본인 수준에 맞는 사람 만났다고 생각하며 감수하고 연애하는 것이겠지. 반대로 누구 한쪽은 바르게만 살아왔다고 가정해 보자. 반드시 어느 한순간에는 상대방의 과거를 알게 되고,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감내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쉬울 리가.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도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애인의 바람이나 과거 둘 중 하나만 알게 되더라도 쉽지 않은데, 나는 어째 연애하며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겪어 보았다. 참 기구한 연애 이야기. 나는 그렇게 이별했다. 내가 도무지 감당할 수 없어서. 성북구글싸개
「마음이 다한다는 것」 사랑하지 않아서요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던 마음이, 우리를 말하는 그 누구의 말에도 귀 막을 수 있을 것만 같던 마음이 다 사라져 버려서요. 그렇게 더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별했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정수달
「또 바람이야?」 첫 휴가 전에 여자친구의 바람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뭔지.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내 마음이 너무나 커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마음과 비례하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기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마찰이 생기곤 했다. 물론 군대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맙고 힘든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불안한 나머지 여자친구에게 과하게 의존하며 어리게 행동했다. 여자친구는 부담이 된다는 말과 함께 내게 이별을 고했다. 헤어진 지 10개월이 넘었는데도, 다른 여자를 소개받아서 연락하고 있는 중인데도 가끔씩은 생각이 난다. 시간이 오래, 그것도 아주 오래 지난다고 해도 제 평생에 이 사람을 잊고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이 언제쯤 나지 않을지 이런 고민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다. 슬픈 해병
「결혼은 사랑일까 현실일까?」 2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결혼을 하고 싶었고 이 사람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전애인은 자신이 아직 우리가 결혼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자리를 잡고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해서 저는 기다렸습니다. 그는 카페를 운영했지만 뜻대로 잘되지 않았고 나를 먹여 살려야 한다며 식자재 배달을 하며 돈을 벌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평균 7시, 늦으면 저녁 10시에 퇴근하며 저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밖에서 만나 데이트할 시간도 없어서 그는 제 자취방에 들어와 살다시피 하게 되었고, 같이 지내다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하며. 현실적인 부분으로 많이 부딪히게 된 거 같아요. 많이 사랑했었는데 점점 이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같이 있어도 외로워지기 시작했어요.
그쯤 전애인의 부모님과 함께 자리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전애인의 부모님께서 제게 한 말들이 저를 힘들게 했던 거 같아요. 결국 저는 사랑을 놓게 되었고 서로 충분히 이야기했음에도 진전이 되지 않아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참, 사랑이라는 것이 현실 앞에서 무너져버릴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이제는 저도 그 현실들을 받아들여야겠죠. 제가 살면서 만난 사람 중 가장 다정하고 따뜻했던 사람아,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게.
결혼이 사랑인지 현실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헷갈리네요. 영이
「오빠」 집을 가는 날이면 맨날 자고 가라고 했었고 나는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것이 좋았다
일요일까지 자고 가면 집에 데려다준다고 애교를 부리던 오빠가 그립다 맨날 잠옷 가져오라고 하던 오빠였는데 마지막 그 집에서 자고 가는 날은 나에게 잠옷을 챙기라고 했다 그래서 그 집에 남아있는 검은색 체크무늬 잠옷을 가져왔다
잠옷을 가방에 챙겨 넣고 가져왔다
그 잠옷을 입으면 기분이 안 좋다
내가 사주던 신발을 신던 오빠는 새 구두를 신었다 신발을 사주면 도망간다고 해서 2개 이상 사줬으니 다시 오면 된다고 했었는데 진짜로 도망가 버렸다
오빠가 내게 레몬 사탕을 사 줬었는데 이제 그 사탕을 다시는 먹고 싶지 않다 오빠가 가져온 인형들을 소중하게 대하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항상 옆에 놓고 같이 자서 가위에 덜 눌렸어 내 목소리가 듣고 싶다던 오빠는 없고 이제 통화가 힘들다는 오빠밖에 없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오빠가 여자친구가 있어서 포기했는데 여자친구가 없다는 말에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 하지만 이제 나는 오빠의 전애인이 되었고 9년 전 나와 같은 아이가 있겠지 infp
「장기연애의 끝은」 장기 연애를 하며 느낀 것은 이렇다 할 이별의 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남들은 '이렇게도 이별해 봤다' 하며 창피한 이야기를 꺼내며, 깔깔 웃으며 추억 아닌 추억을 하지만, 저와 그이의 이별은 '그냥 그렇게 찾아왔어요'라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네요.
말하지 않아도 다 알던 나와 그이는, 말하지 않는 게 습관이 되어 안정인지 무관심인지 기분 나쁜 애매함으로 방황했고 헤어짐이라는 예리한 단어가 무뎌졌으며 그렇게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잘 가'라는 단어가 주는 시린 감정이 싫어 '또 봐', '들어가', '안녕'으로 하루의 끝을 마무리했었는데, 그와의 마지막 날만큼은 잘 가라는 말을 하고 싶었고 말하고 난 후 스치는 미묘한 서글픔과 함께 후회 없이 이 관계를 보내주었어요. sanio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