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섹스는 남자친구랑만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렇다고 하기엔 반오십이 될 때까지 연애를 한 번밖에 해 본 적이 없었다. 섹스에 대해 나만의 생각이 없었다. 그냥 하면 하는 거고, 안 해도 그만인. 하지만 '반드시' 사랑하는 사람과 해야 하는 그런 행위. 어쩌다 원나잇을 하게 됐다. 솔직히 어쩌다 하게 된 게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한 거긴 한데, 신세계였다. 어느 어플에 사진 하나 올리고 기다리니 쪽지가 수십 개가 왔다. 무섭기도 무서웠지만 관심에 가슴이 뛰었다. 180 넘는다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은지. 내 마음에 끌리는 쪽지를 보낸 사람 몇 명에게 답장을 보냈고, 사진을 받아 보았다.
거기서 몸이 제일 좋아 보이는 한 사람과 만나 섹스했다. 깔끔했다. 그는 콘돔도 철저하게 먼저 찾아 꼈고, 섹스가 끝나고 태도가 바뀌 지도 않았다. 모텔을 나갈 때는 만날 때처럼 다시 단정해졌다. 그냥 그게 끝이었다. 깔끔했지만 불편했다. 내 신념이 깨진 것 같아서. 나도 이제 몸을 막 놀리고 다니는 걸레인가.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을 줄 안다는 말이 있다. 마약을 해 본 적은 없지만, 마약은 한 번 하면 죽기 전까지 못 끊는다는 그런 말이 있다. 음, 원나잇은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나도 이미 망가졌으니까. 이미 더러워졌으니까. 중독됐다. 어쩌면 이 글을 읽은 당신과 술을 마시면 섹스할 수도?
빈이
불편한데 다시 찾게 되는 맛집 처음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나는 첫 섹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 이랑 했다. 그래서인가.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불편하긴 하다. 부끄럽기도 하고. 만난 지 3시간도 안 된 사람에게 내 벗은 몸을 보여 준다는 게 좀 그렇긴 한데, 어차피 하루 보고 안 볼 사이잖아?
종로 가면 피맛골이라고 갈매기살 파는 골목이 있다. 금요일 저녁에 가면 회사원들로 북적북적하다. 나는 비 내리는 날에 갔는데도 사람이 많았다. 안 그래도 비좁은 골목에 비까지 내리니 정말 복잡했다. 한 시간 동안 기다려 먹은 갈매기살은 존나 맛있었다. 원나잇은 딱 그렇다. 훈
없었던 일로 하면 안 될까?
여자친구가 있었다. 여자친구랑 싸우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안 맞는(성격이든 섹스든) 건 아니었다. 호기심 섞인 성욕이 화근이었다. 헌팅 포차에서 모텔까지. 걸린 시간은 단 2시간. 비행기 모드를 켜면 걸릴까 봐 알람을 다 껐다. 그리고 간간이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핑계로 여자친구에게 연락했다. 처음 만난 그녀는 그리 예쁜 편이 아니었다. 얼굴 엄청 따지는 내 입장에서는 말이다. 그렇다고 못생긴 것도 아닌 그녀와 한 침대에 누웠다.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상황 자체가 흥분됐다. 미친놈인가. 키스할 정도의 얼굴은 아니라 키스는 안 했다. 얼굴 마주치며 섹스하기 싫어서 뒤로만 했다.
싸고, 닦고, 입고, 안녕. 아 좆같네. 없었던 일로 해 주면 안 될까?
최준형
너 쩔더라 너. 재작년 11월. 딱 이맘때. 신촌 모모에서 나랑 섹스하고 헤어진너. 청자켓에 올린 머리가 잘 어울리던 너. 섹스는 밤새 다섯 번이나 했는데 번호는 다음에 주겠다던 너. 그렇게 큰 것도 아니었는데 자꾸 생각난다. 그렇게 잘 맞던 사람은 처음이야. 다시 만나는 건 위험할 것 같아서. 그냥 추억으로 간직할래. 안녕. 빨강키티
쿨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원나잇 스탠드. 깔끔하게 하루만 보고 헤어지는 것. 늘 맺고 끊음을 잘해 왔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술 마시고 전여친한테 전화해 본 적도 없고, 이불킥을 할 만한 문자를 보낸 적도 없었으니까. 우리가 만난 목적은 원나잇이 아니었다. 휴가 때 떠날 여행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간 단톡방에서 처음 본 그녀가 궁금해서. 실제로 만나 보고 싶어서 커피나 마시자고 불러냈다. 마침 같은 동네라고 하길래. 작은 키에 롱패딩을 입고 나온 그녀.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을 줄 알았거든.
눈 떠 보니 모텔이었다. 눈 떠 보니 그녀가 내 품에 안겨 자고 있었다. 일어나 서로 어색한 상태로 옷을 입었고, 밥도 먹지 않은 채 헤어졌다. 지난밤을 회상하며,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던 그녀 얼굴을 떠올리며 담배를 피우던 중 온 문자.
"우리 어제 일은 없었던 거로 하자" 마음에 드는 사람과 섹스했고, 헤어졌다. 그리고 그 사람이 없던 일로 하잔다. 합의하에 섹스했고 문제가 될 것도 없이 깔끔한데. 그래 깔끔한데 왜 싫지. 몸을 섞으면 마음이 생긴다더니 떡정이 생긴 건가?
왜 그 문자를 받고 마음이 저릿했는지는 모르겠다. Ba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