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면 얻고 싶은 능력 20가지 1. 시간 멈추기 2. 돈 무한 생성 3. 원하는 음식 생성 4. 이동 속도 버프 5. 순간이동 6. 상대방 마음 읽기 7. 다치면 바로 치유 8. 숨만 쉬어도 근육 생성 9. 기억 조작 10. 투명 인간 모드


나는 왜 사는가?

아마 다들 '내가 왜 살지'라는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왜 사느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앞에 주어진 일을 다 하며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프로그래밍된 행동을 반복하는 로봇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무의미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나는 그저 주어진 일을 하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우리는 왜 사는가'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 보았다. 우리는 '세상'이라는 잘 짜여진 가상의 공간에서 살고 있다. 종이 쪼가리에 가치를 부여하여 '화폐'라는 개념을 만들어 내고, '법률'을 만들고, 그러한 법률을 어길 시에는 '처벌'을 받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라는 것도 사실 허상에 불과하다. 웃기지 않은가. 대체 이 규칙이라는 것은 누가 만든 것이며, 또 사람들은 왜 세상이라는 곳에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나는 왜 사는가?

'데카르트와 회의주의'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서 나는 신기한 이론을 접하게 되었다. 만약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이 전부 허구라면 그 사실을 믿을 수 있겠는가. 데카르트의 회의론에 따르면,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 등의 모든 감각은 사악한 악마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기에 그런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을 다들 들어 봤을 것이다. 그 말 또한 데카르트의 회의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악마가 나를 조종하는 것을 인지한다'는 생각은 악마에 의해 조종되지 않는 생각이므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책을 읽고 나는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사는 이유에 궁금증을 갖고 책을 읽었더니 다짜고짜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악마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것이라니.

나는 책을 덮고 이에 대하여 조금 더 찾아보았다.


나는 왜 사는가?

'데카르트의 회의론'이 현대 철학에 들어서는 '통 속의 뇌'라는 이론으로 발전했는데, '통 속의 뇌'는 대충 이런 내용이다. 우리의 뇌는 양분이 가득한 통 안에 들어 있으며, 전기 장치에 연결되어 있다는, 우리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전기자극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그런 이론이다. 여기에 대해 미국의 분석 철학가인 힐러리 퍼트남은 "통 속의 뇌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겠지만, 반성하는 사고-통 속의 뇌에 대한 인식-는 자극을 통해 알 수 없다"고, 데카르트와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러나 그것 또한 모순이다. 반성하는 사고 또한 정신적 속성 중 하나이며, 물리주의의 원칙-모든 정신적 속성은 물리적으로 환원된다-에 어긋나기에 '통 속의 뇌' 이론에는 논리적 모순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왜 사는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삶의 목적과 이유에 대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매우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학문이기에 달랑 책 한 권으로 통달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그러나 나는 '데카르트와 회의주의'를 읽고 값진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던 철학이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 나는 책을 읽고 걱정 아닌 걱정을 했다. 현대 사회가 철학에 무관심해 하고, 세상이 이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이과 상위권 학생들은 의학 계열로 빠지고, 나머지는 공학 계열 등으로 빠진다. 과학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 고등학교'도 의대생 양산소가 된 지 오래다.

왜냐고?

그게 트렌드니까. 그게 돈이 되니까.


나는 왜 사는가?

문과에서는 어떨까. 본질적으로 문과의 꽃은 철학과여야 한다. 반면, 문과에서 철학과라 하면 어떤가. 철학과에 재학하는 학생들 중 철학에 뜻이 있어서 간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은 그냥 성적에 맞춰 꾸역꾸역 간 게 뻔할 텐데. 철학과 과학, 천문학이 가장 장려되고 발전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걱정을 가지게 되었다. 과학과 철학은 상호작용하며 보완하는 사이다. 철학을 증명하는 도구로 과학을 사용하기도 하고, 앞서 말했다시피 철학은 과학, 역사, 수학 등 다양한 학문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나의 독후감이다.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해서, 데카르트의 회의론, 통 속의 뇌, 현대 사회에서 철학 소외의 문제점까지 꽤 많은 것들을 다루었다. 나의 글을 읽고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이 생기기를 바라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