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면 사람들이 넘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면 발 디딜 틈도 없는 그런 서점도 있다. 다들 서점 가면 책 한 권씩 사서 나온다. 대충 펼쳐 보고 마음에 드는 문장 몇 개 발견하면 산다. 서점에 왔으니 뭐라도 사고 싶어서. 그렇게 산 책만 수십 권에 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도 '책 컬렉터'였던 적이 있다.

읽지도 않을 시집을 몇 권이나 샀던 적이 있다. 아예 안 읽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시집 읽는 것이 '있어 보이는 것' 같아서 시집을 잔뜩 사 모으던 적이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자면 시집 안에 든 내용을 전부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문장은 너무나도 난해했고, 어느 문장은 도저히 읽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표지 예쁜 시집 한 권 들고 다니면 있어 보일까 봐 시집을 샀던 적이 있다.


솔직히 내용도 기억이 안 난다...

문학동네시인선 101 문태준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이영주 시집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시인선 102 김언 시집

시집도 한 네 번 읽었는데 모르겠다 솔직히...


한 번은 자기계발서에 빠졌던 적이 있다. 유명하다는 자기계발서를 전부 샀다. 당시 나는 나태하기 짝이 없던 때라 읽었을 리가. 아직까지도 내 책장에는 그때 산 자기계발서와 경제 서적이 꽂혀 있다. 그렇게 나는 읽지도 않을 책을 몇 권이나 샀다. 마음에 들어서 구매해 놓고는 몇 년 뒤에 꺼내 읽은 책이 수 권이나 되고, 몇 년이 지나도 읽지 않은 책이 또 그만큼 된다.


좋은 책 한 권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을 바꾸지만, 결국 읽어야 바뀌는 것 아닌가. 이제 읽지 않을 책은 사지도 않는다. 표지 예쁜 시집도, 뻔한 이야기뿐인 자기계발서도 이제는 구매하지 않는다.


결국 돌고 돌아 이문열 선생님의 소설에 정착했다. 소설을 허구에 불과하다고 치부하며 멀리했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소설만 읽기 시작했다. 소설도 결국 현실에 기반하여 쓴 글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에게는 이문열 선생님의 소설이 그랬다. 그러고는 이문열 선생님의 소설, 김승옥 선생님의 소설을 헌책방 사이트에서 모조리 구매하여 읽었다. 한 2달 만에 10권이 넘는 책을 다 읽었다. 분명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책'에 빠지면 읽게 되리. '있어 보이는 책'이 아닌 '읽고 싶은' 책을 사야 한다. 그래야 읽게 된다. 그래야 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그것이 가벼운 소설이라고 할지언정.


물 흐르듯 읽었다. 특히 김승옥 선생님 소설은 꼭 읽어 보기를


읽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