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블라 매거진의 여섯 번째 인터뷰. 스무 살 김지현. 그는 디자이너라는 꿈을 가지고 미대에 진학했다. 그의 치열한 입시판. 통영에서 서울대 미대까지. 열정 가득한 청춘. 그의 꿈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 막 성인이 된, 아직은 기댈 누군가가 필요하기도 한 스무살. 서울에서 통영까지는 자그마치 5시간이 넘게 걸린다. 고향 떠나 머나먼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김지현.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그의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서론은 여기서 줄이고 바로 들어가 보자.
안녕하세요 뭘 하시는 분인지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대학교 다니고 있는 김지현이라고 합니다.
요즘 뭘 하고 지내시는지
요즘은 과제를 하며 지내는 것 같아요. 시험이 최근에 끝나서 이제 시험 공부는 안 해도 되는데, 지금 과제가 많이 밀려서 과제를 열심히 하고 있고요. 그리고 드럼을 치고 있어요. 제가 대학교 밴드부에 소속되어 있거든요. 일주일에 3번 합주를 하는데, 그걸 위해 연습을 하죠.
어쩌다 미술을 하게 되셨는지 음. (고민) 딱히 뭐 엄청난 터닝 포인트나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에요. 어릴 때 전 할머니 집에서 지냈거든요. 할아버지가 목수셨어요. 집이나 가구를 할아버지가 직접 만드셨다는 걸듣고, 그때 '집'이라는 공간 자체가 좋아진 거 같아요. 그래서 '내가 집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고민했어요. 건축을 하고 싶은 건가 싶어서 생각해 봤는데 건축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그러다 제가 가구를 좋아하는 걸 알게 됐어요. 가구 디자인을 하고 싶어서 디자이너를 꿈꾸게 되었네요. 디자인은 상업 미술의 한 종류잖아요?
그래서 미술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존경하는 예술가가 있나요?
디자이너도 예술가인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카림 라시드'라는 디자이너를 좋아해요.
이유가 있을까요?
그는 제품 디자인을 주로 하는 산업 디자이너인데 작품 특징은 곡선이 많고 가구나 제품이 화려하다?
그는 핫핑크나 채도가 높은 뚜렷한 색을 많이 쓰고, 겉모습이 튀는 그런 작업물을 만들어 내거든요. 그 외적인 작업물도 좋지만, 그가 갖고 있는 디자인 철학이 너무 좋아서 좋아해요. 그는 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디자인은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디자인으로 누구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제가 갖고 있는 생각과 똑같아요. 아, 제가 카림 라시드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서 제 디자인관이 그와 비슷하게 굳혀진 것일 수도 있는데. (웃음) 제 생각과 너무 동일하고 그래서 존경하고 있다 정도?
대학 생활. 이상과 괴리가 없는지?
이상과 괴리라. 음. (고민) 제가 입학 전 생각하던 대학 생활은 맨날 밤새고 과제에 미쳐 있고, 그러면서도 캠퍼스 잔디밭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는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그런데 막상 와 보니까 생각보다 과제가 적은 것 같아요. 일주일 내내 과제만 하며 지낼 줄 알았는데,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해치울 수 있는 과제거든요. 제가 지금 1학년이라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생각보다 CC하기가 힘들다?
(웃음) 저는 대학 가면 당연히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쉬워요.
꿈이 있다면?
제 이름이 지구 곳곳에 퍼져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브랜드 명으로든, 한 개인으로서든. 디자이너로서든.
예를 들면 디올이나 샤넬처럼요. 이름만 대면 '아~!' 소리가 나오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걸 위해서 제가 디자인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저는 대학원에 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거든요. 미래의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의 뿌리인 할머니 할아버지를 잊지 말고, 가족도 생각하고. 핑계를 만들지 말고 솔직해지자. 이런 말을 하고 싶네요.
서울이란?
저에게 서울이란. 저는 2월부터 서울에 살아서 거의 1년 가까이 살고 있죠. 아직 서울 주민이라기보다 서울을 여행하고 있다는, 여행자로서의 감정이 더 큰 것 같아요. 서울은 너무 크고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제가 정의하고 있던 친구들의 의미나 기대하던 모습이나 그런 것들 모두 어긋나고 있어요. 새롭고 그래요. 뭔가 말이 통하는 해외인 느낌도 들어요. 적응. (고민) 제가 지금 적응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서울이라는 곳에 적응하기도 좀 힘든 것 같아요.
